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17전대)에서 “중국 경제가 과속상황에서 과열상황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6일 현재 중국 주식시장의 모습이 지난 87년 ‘블랙 먼데이’와 ‘잃어버린 10년’ 직전의 일본 주식시장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거품붕괴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17전대 대표인 상푸린(尙福林)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앙금융계대표단 분조회의에서 “(중국의) 주식가격이 높아질수록 거품붕괴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상 주석은 전날 오후 17전대 보고에서도 “현재의 중국 증시는 중국 경제 현실을 반영하는 기상대(晴雨表)와 같다”면서 “2002년 시가총액 기준으로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4위에 머물렀던 중국 증시가 5년 만에 세계 4위로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류밍캉(劉明康) 은행감독위원회 주석과 궈수칭(郭樹淸) 건설은행 행장 등도 17전대 대표를 위한 만찬에서 중국 경제의 과열 우려를 나타냈다. 류 주석은 “최근 부동산 대출을 줄이고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높인 것은 시기적으로 유효 적절했다”면서 “적절한 금융수단을 통해 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것은 금융위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궈 행장은 “현재 거시정책의 주요 목표는 경제가 과속상태에서 과열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고 자산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SJ은 이날 “현재 중국 기업들의 주가이익비율(PER)이 69로 닷컴 거품붕괴 직전의 나스닥이나 일본ㆍ대만 증시의 과열 당시에 버금갈 정도로 높은데다 기업들의 ‘실적 뻥튀기’도 심각하다”면서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은 주가 급등은 결국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중국 상하이증시는 장 초반부터 강세를 유지하며 전날에 비해 61.97포인트(1.03%) 오른 6,092.06 포인트로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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