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과 독일이 외교적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구체적인 해법에서는 예상대로 두 정상 간 견해차가 드러났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현재 검토 중인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으며 다른 동맹국 정상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음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화적 해결을 모색해온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다만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미국과 유럽의 동맹은 변함없이 계속 이어지고 굳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둘러싸고 외교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무산될 경우 독일 등 유럽이 미국의 무기 지원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더불어 러시아의 협상안 수용을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전술이라는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미국의 무기 지원에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11일 열리는 러시아·프랑스·독일·우크라이나 4개국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메르켈 총리가 무기 지원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르켈 총리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11일 독·프 양국이 제시하는 평화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미국의 살상무기 지원을 저지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성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 문제도 논의했으나 제재 시기는 상황에 따라 조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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