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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말 대신 대통령 지지율을 생각해보라

정치권에 막말 논쟁이 한창이다. '귀태(鬼胎)' 발언으로 초래된 여야 간 극한대립이 풀리자마자 막말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을 '당신'이라 칭하고 고 박정희 대통령의 친일행각을 들춰내는 고의적 발언은 정국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막말'로 지목된 발언들의 내용을 따져보면 과장이나 왜곡은 별로 없는 편이다. 일본이 만주지역의 중공업화를 추진했고 만주인맥이 전후 한국과 일본의 개발연대를 주도했으며 극우로 치닫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조부가 이런 흐름의 중심인물이었다는 발언 내용은 엄연한 사실이다. 쿠데타를 통한 집권과 유신독재도 어두운 역사의 일부다. 교과서에 실리고 대법원 판결도 그렇게 났다.

문제는 발언의 내용이 아니라 그 밑에 깔린 감정이다. 악감정이 묻어난다면 사실에 근거한다 해도 막말임에 틀림없다. 야권은 감정적 대응에 나서기 전에 현실을 냉엄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이유를 따져보기 바란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분명하고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가 무리였다는 여론이 강한데도 지지율이 왜 높게 나올까. 언행의 격에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말과 처신이 가볍다는 지적을 적지 않게 받았다. 대통령이 경박하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말 실수가 거의 없는 편이다.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의 흉탄에 맞아 숨진 1974년부터 스물둘 어린 나이에 퍼스트레이디를 대행하면서 조심스러운 자세가 몸에 뱄다. 외국 정상들과 회담할 때 세련된 매너도 이런 경험의 소산이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부드러운 말과 행동의 위력을 말해준다. 야권은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제도권 언론을 탓할 게 아니라 스스로 처신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정치도 발전하고 사회 구성원 간 신뢰도 높아진다. 국민은 말과 행동에서 본받을 만한 정치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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