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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외풍타는 통합지휘통신망
입력2005-11-14 16:44:17
수정
2005.11.14 16:44:17
[기자의 눈] 외풍타는 통합지휘통신망
정승량 기자 chung@sed.co.kr
전세계 180여개 국가 가운데 약 165개국이 220V의 전기를 쓰지만 미국은 100V나 110V, 117V, 120V, 심지어 127V까지 쓴다. 처음에 전기설비를 100V로 만들었기 때문에 나온 고육책이다.
예컨대 110V를 공급하고 있을 때 구입한 냉장고는 110V용이다. 이 냉장고는 117V에서도 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전기회사는 이 지역의 전압을 117V로 전환한다. 이러면 117V용 냉장고가 판매된다. 이런 식으로 '언젠가는' 220V로 통일한다는 게 미국의 구상이다. 미국의 전기정책에는 '국민의 편의'가 최우선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지난 2002년 감사원의 지적으로 시작된 '국가통합지휘무선통신망'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98년 평택에서 신축공사 현장이 붕괴돼 경찰ㆍ군부대ㆍ의료기관 등에서 605명의 긴급구조요원이 출동했지만 통신설비나 주파수가 기관마다 서로 달라 구조작업에 차질을 빚은 후 감사원은 부랴부랴 통합망구축안을 제시했다.
'사고 공화국'이지만 국내 30여개 재난 관련 기관의 비상지휘망은 모두 다르다. 경찰은 800㎒, 소방서는 370㎒, 응급의료기관은 463㎒ 등으로 제각각이다.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은 이런 재난기관의 무선통신망을 '단일주파수'와 '단일시스템'으로 만들어 비상사태 때 동시에 지령을 내릴 수 있는 통신망이다.
정보통신부가 이미 2년 전에 국내 기술표준으로 '테트라(TETRA) 방식'을 정한 후 주파수를 할당했고 예산총액도 3,348억원으로 잠정 확정됐다. 하지만 오는 2006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던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은 국회가 관련 예산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올해도 '장담 못할' 우려를 낳고 있다. 각 기관에 통신장비를 납품해온 사업자들이 '밥그릇'을 빼앗길까봐 일부 정치인들을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은 '사업자'가 아닌 '국민'의 관점에서 봐야 답이 나온다. 당장 부산 APEC에서 대형사고라도 나야 예산이 통과되는 '뒷북' 분위기가 돼서는 곤란하다
입력시간 : 2005/11/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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