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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죽자”던 애인 속여 숨지게 한 40대 남성 중형

‘동반자살’하겠다고 속여 번개탄 피운 뒤 자신만 빠져나와

“함께 죽자”던 애인 속여 숨지게 한 40대 남성 중형 ‘동반자살’ 권유에 번개탄 피운 뒤 자신만 빠져 나와 이수민기자noenemy@sed.co.kr 함께 죽자는 연인을 속여 실제로 자살하게 만든 4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한창훈 부장판사)는 동반 자살할 것처럼 연인을 속여 번개탄을 피우고 자신만 방에서 빠져 나온 혐의(위계자살결의) 김모(40)씨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모 부동산컨설팅 회사 본부장인 김씨는 2009년부터 사귀던 부하직원 A(26·여)씨와 결혼을 약속했지만 A씨 집안의 반대가 극심하고, A씨와 다툼이 잦아지자 관계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연인인 A씨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자해를 시도하고 자살하고 싶다는 의사도 수시로 내비치던 상태였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김씨는 ‘번개탄을 사오라’는 A씨의 부탁대로 번개탄을 들고 A씨의 원룸에 찾아갔고 창문을 닫은 채 방안에서 불을 피웠다. 김씨는 A씨가 잠들자 화장실로 들어가 연기를 피하다가 원룸을 빠져나갔고, A씨는 혼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 이 일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된 김씨는 법정에서 “번개탄에 불을 붙일 때까지만 하더라도 함께 자살할 마음이었는데 노부모와 아들이 생각나 포기했을 뿐 속인 것은 아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가 연기를 피하고 원룸을 빠져 나오는 과정에서 번개탄 불을 끄거나 A씨를 깨우는 등 구호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행동은 동반자살을 결의한 사람의 행동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김씨는 경찰 신문 당시에는 함께 연기를 마셨는데 일어나보니 A씨만 숨졌다고 말했다가 실제 상황을 직접 재연한 결과를 제시 받고 나서는 ‘혼자 빠져 나왔다’고 사실대로 말했다”며 “함께 자살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속임수로 자살을 결의하게 해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해 죄질이 매우 나쁘지만 연인관계를 유지해오다 A씨 가족의 결혼반대 등으로 갈등을 겪으면서 범행에 이르게 됐고, 위자료를 공탁한 점을 고려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김씨의 재판에서 배심원 9명은 전원 유죄로 판단하고 최고 5년의 징역형을 선고해달라는 권고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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