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중복 제한' 상가서 동종업종 부수영업도 위법

‘업종중복 제한’ 약정이 있는 한 상가 내에서 타 업종과 비슷한 영업을 부수적으로 하는 것도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0부(부장 강민구)는 서울 구로동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구모씨가 같은 상가 내 아이스크림 전문점 운영자 김모씨를 상대로 낸 영업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상가 분양자가 점포별로 업종을 정해 분양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두 매장의 커피 제품을 비교해보면 김씨 가게에서 파는 제품이 가격만 약간 낮을 뿐 품목의 다양성이나 고급성에 있어 별 차이가 없다”며 “김씨 매장 본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면 주력 품목에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커피도 포함돼 있고 김씨가 커피를 팔지 않았던 기간과 비교해 구씨 가게의 매출액 변화가 상당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김씨가 약정을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김씨와 구씨가 가게를 운영하는 상가는 분양 당시 매장별로 업종이 지정돼 있었으며 ‘상가 내 다른 가게와 중복되지 않도록 변경이 가능하다’는 약정이 체결돼 있었다. 당시 구씨의 가게는 1층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으로, 김씨의 매장은 지하 1층에 위치한 오락실로 지정돼 있었는데 김씨가 업종을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변경하고 커피류를 함께 팔자 구씨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김씨가 아이스크림을 주로 팔면서 커피를 부수적으로 팔고 있을 뿐이며 시중의 대다수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도 그같이 영업하고 있고 매장이 위치한 층수도 다르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