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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부메랑 된 북한의 로켓발사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로켓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이 통과된 후 뉴욕 맨해튼의 유엔 한국대표부에는 긴박한 상황이 종료됐다는 안도감이 퍼져 있었다. 지난달 16일 북한이 로켓발사를 선언한 후 꼭 한 달만이다.

실무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유엔 외교무대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면서 이번처럼 한국의 입장이 완벽하게 관철된 것은 처음이라는 얘기도 회자됐다. 김숙 유엔대표부 대사는 우리 측이 주장했던 핵심요소들이 모두 반영돼 우리 정부의 의도를 충분히 달성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미 유엔대표부 역시 브리핑을 통해 유엔이 도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의장성명에 천명된 제재도 한결 강력해짐에 따라 북한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앞으로 15일 내에 업데이트될 제재 리스트에는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특정, 전문적 기술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또한 유엔의 조치에 만족한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국과 미국의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안보리 의장 성명이 도출된 것은 중국의 태도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국은 그동안 천안함 격침, 연평도 포격 등 명백한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서조차 누가 피해자인지, 누가 가해자인지 혼돈을 일으킬 정도로 모호한 태도를 취하며 북한 감싸기로 일관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중국은 미국과의 양자 협의과정에서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미국이 강력한 입장을 피력하자 자신들의 입장 관철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스처만 취할 뿐 더 이상 북한을 맹목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과 북한과의 역학 관계를 '약자의 힘(power of weakness)'이라고 정의했다. 중국으로서는 너무 강하게 다루면 북한이 붕괴될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중국이 '회초리'를 빼든 것은 대북 정책기조의 변화는 아닐지라도 더 이상 북한을 일방적으로 감싸지는 않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이다.

강성대국 원년을 맞아 김정은 체제의 공고함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쏘아 올린 로켓은 이제 부메랑이 돼 북한으로 떨어지고 있다. 유일한 비호국인 중국이 달라졌고, 해빙 무드가 감돌던 북미 관계에도 싸늘한 냉기가 감돈다.

이제 국제사회는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유엔 본부 인근 북한 유엔대표부는 정적에 감싸여 있었다. 북한 외교관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렸다. 침묵하고 있는 북한이 핵실험이라는 또 다른 무리수를 두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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