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악의 직장 동료'를 꼽는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접했다. 응답자의 50%는 '말 많은 직장 동료'를 1위로 꼽았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동료도 40% 이상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또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눈치' '겸손' '배려' 등이 지적됐다. 주변에 대한 배려 없이 본인만 생각하는 사람은 최악의 파트너이며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공감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가진 사람을 좋은 파트너로 여긴다는 이야기다.
사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누군가의 파트너로 살아가고 있다. 가족, 직장 동료부터 크게 보면 국가 내부에서도 야당과 여당, 기업과 기업들이 파트너가 돼 때로는 선의의 경쟁을 하기도, 협력하기도 한다. 고(故) 스티브 잡스가 지난 1998년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혁신은 돈의 문제가 아닌 당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에 달렸다"는 말처럼 어떤 파트너를 만나는지,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어떤 파트너가 되는지가 혁신과 성장을 이끌어낸다.
조직의 '파트너십'은 도약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회사에 소속된 개인과 조직은 각각 눈ㆍ귀ㆍ팔ㆍ다리 등의 제 역할이 있고 서로 이 기능을 원활히 작동시킬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성장이 가능하다.
얼마 전 몇 권의 경영 서적에서 파트너십의 좋은 예를 보여주는 사례를 접했다. 혼다자동차의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는 회사 설립 초기까지만 해도 창의적인 발명가에 불과했지만 그에게 부족한 재정 관련 경영능력을 보완해준 사업가를 만나면서 거대 기업을 일굴 수 있었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 역시 자신은 개발 업무를 맡고 대외 활동은 에릭 슈밋 회장에게 맡기며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잘 못하는 일은 좋은 파트너로 채운다'는 구글만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월마트의 경영 사례에서도 보다 넓은 범위의 파트너십을 엿볼 수 있다. 설립자 샘 월튼은 40만5,000명의 직원과 회사의 가치ㆍ신조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피플 디비전'에서 '당신은 얼마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습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그는 지역과의 파트너십도 중시해 월마트가 속한 지역에서 장학금, 자선단체 기부 등에 나서며 월마트의 성장을 이끌었다.
올 하반기 경기에 관해 온갖 부정적인 예측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불황기야말로 파트너십의 가치가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시기다. 개인과 조직, 기업과 국가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내는 '좋은 파트너 되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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