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 속 한국 화학섬유 산업의 위치는 선진국의 65% 정도 기술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로멜팅(Low Melting) 파이버, 타이어코드 같은 일부 품목은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 등 후발국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우리의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다. 미국의 듀폰, 일본의 도레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하이테크 화섬기업으로 거듭나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화섬기업들이 글로벌 화섬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첨단산업으로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간의 공동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관련 연구기관간 협력을 활성화해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화섬산업도 업계와 정부가 함께 만든 '신(新) 섬유 발전전략및 기술 로드맵'에 따라 슈퍼섬유ㆍ스마트섬유ㆍ에코 섬유 등을 핵심 전략 분야로 선정했다. 향후 10년간 총 140건의 R&D 사업에 2조16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실례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휴비스는 지식경제부가 추진한 20대 핵심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 중 하나인 '고내열 생분해성 폴리에스터 제품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3년간의 R&D 끝에 국내 최초로 사용한 후 버려지는 폴리에스터가 완전히 생분해될 수 있는 친환경 첨단 기술을 개발했다.
폴리에스터는 가격이 싸고 사용이 편리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사용 이후 버려지면 완전히 썩어 없어지기까지 몇 백년의 시간이 소요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휴비스는 사용 용도를 확대하고자 개발한 소재를 중소기업에 공급해 의료용품ㆍ패션소재 등 다양한 용도의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12 글로벌 소재ㆍ부품 산업대전'이 2일 막을 내린다. 정부 지원을 토대로 기업ㆍ대학ㆍ연구소가 협력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일궈낸 소재부품 분야 사업의 많은 성과물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2020 글로벌 소재ㆍ부품 산업대전에서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래비전인 '소재부품 4대 강국'이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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