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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달러 페그제' 유지 폴슨 美재무 "통화체제 변화는 주권국이 결정할 문제" 김희원 기자 heewk@sed.co.kr 헨리 폴슨 미 재무부 장관(왼쪽)과 이브라힘 알아사프 사우디아라비아 재무부장관이 31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장에 나와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제다=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환율을 달러화에 고정시키는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31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브라힘 알아사프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은 중동을 방문중인 헨리 폴슨 미 재무부장관을 만나 사우디 통화의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폴슨 재무장관은 4일 일정으로 중동 산유국을 방문중이며, 지난 30일 사우디에 도착했다. 알아사프 사우디 재무장관은 이날 제다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달러화 페그제를 포기하거나 사우디 통화인 리얄화를 평가절상할 계획이 없다”며 “이 문제와 관해 전적으로 폴슨 장관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폴슨 미 재무부 장관은 “달러 페그제는 사우디 및 지역 경제에 잘 부합돼 왔다”며 “통화 체제의 변화는 주권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중동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협의회(GCC) 6개국 중 쿠웨이트를 제외한 5개국이 달러 페그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잇달아 금리인하를 실시하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도 동반 추락, 물가 상승 압력에 시달려 왔다. 지난 5월 사우디의 소비자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10.5% 상승,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라는 공세에 직면해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폴슨 장관은 이번 GCC 회원국 방문을 통해 4조 달러 이상으로 성장한 페르시안 걸프 펀드 등의 미국 투자를 증대시키면서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폴슨 장관은 “이번 방문의 주요 목적은 개방 확대”라며 “오일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오일 생산기술을 더 발전시키고 대체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가 (GCC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폴슨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방(UAE) 등을 차례로 방문한 뒤 귀국 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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