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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고장, 평창·강릉

하늘 나는 듯 짜릿한 쾌감… '고향의 맛' 집밥에 반하다

관광객들이 관람석 위치에서 스키점핑타워를 올려다보고 있다. 알펜시아리조트 측은 선수 전용인 스키점프대를 올림픽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4월부터 일반에게 공개한다. 기자가 방문한 21일 경기장의 눈이 상당 부분 그대로다.

스키점프대에서 아래쪽 관람석을 내려다본 모습.

정강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장독대의 사진을 찍고 있다.

오죽헌 몽룡실 뒤로 자흑색 대나무인 ''오죽''들이 보인다.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핑타워 오르면 한마리 새가 된 듯 대관령 풍광 한눈에

김치·전·송편 만들고 체험하는 정강원, 율곡 선생 낳았던 멋스런 오죽헌도 매력

정부, 평창 '가족 휴양·힐링 관광지'로 강릉은 '젊음·낭만의 여행지'로 특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서는 문화관광 올림픽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경기의 승패뿐만이 아니라 관람객 모두가 문화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축제로서의 올림픽이 필요하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정선군은 이미 훌륭한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이 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관심을 끌어들이냐다. 이를 위해 '맛과 멋, 흥을 찾는 평창과 강원도'를 주제로 제시하고자 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일본인 개별관광객을 대상으로 시작한 당일치기 지방 셔틀투어에 동행했다. 서울을 출발해 평창과 강릉을 도는 코스다. 지방관광 활성화를 통해 최근 줄어들고 있는 일본인 관광객을 다시 늘리는 한편 평창올림픽을 문화관광올림픽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를 찾아봤다.

◇흥에 취하다="여기 스키점프 선수들이 서게 됩니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간 후 하늘을 날게 됩니다." 알펜시아리조트를 운영하는 강원도개발공사 관계자의 말을 들으면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까마득하다. 이런 높이에서 뛸 생각을 하다니….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핑타워의 스키점프대가 오는 4월1일 일반 공개를 앞두고 예약된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모습을 비쳤다. 기존에는 위쪽 전망대에서만 관람이 가능했었다. 스키점프대는 선수 전용이기 때문에 공개가 쉽지 않았지만 올림픽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개를 결정했다고 한다.

높이를 생각하면 까마득하다. 관중석이 있는 아래 운동장은 해발 750m, 스키점핑타워가 있는 산마루는 해발 850m다. 산마루에서 다시 스키점핑타워의 전망대까지는 69m인데 이번에 공개되는 K98 스키점프대는 중간 25m 높이에 있다.

스키점핑타워에 서면 알펜시아리조트뿐만 아니라 대관령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입소문을 타고 연인과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타워는 지난 2006년 착공해 2009년 준공됐으며 800만명이 관람한 영화 '국가대표'의 촬영지로 주목을 받았다. 타워까지는 뒤쪽으로 걷거나 차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보통 앞쪽의 모노레일을 이용한다. 모노레일은 스키점프 선수들이 내려오는 길을 거꾸로 해서 올라가게 된다.

타워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로 2층에 오른 후 K98 스키점프대의 스타트라인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공중에 떠 있는 통로인 하늘길을 이용해야 한다. 격자 철근으로 숭숭 뚫려 있는 통로는 다른 지역에 설치된 투명유리의 '스카이워크'와는 또 다른 긴장감을 줬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올림픽 경기장을 관람했지만 알펜시아의 스키점핑타워는 특이한 느낌이다. 관광객도 마치 스키점프 선수가 된 것 같은 '흥'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이 있다. 스키점핑타워의 전망대는 지금도 일반에게 공개돼 있는데 스키점프대도 4월부터 별도의 요금을 내면 볼 수가 있다.



◇맛과 멋에 취하다=강물이 속삭이듯 소리를 내며 집 주위를 돌아 흐르는 신기한 지세다. 입구에 들어서면 수백개 장독이 손님을 반긴다. 방문객들은 사진찍기에 정신이 없다. 아기자기한 돌조각들이 더 살갑다.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약 1만평 규모의 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 '정강원(靜江園)'이다.

정강원은 비빔밥을 비롯해 김치·전·송편 등의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고 체험하는 곳이다. 전통한옥 숙박시설과 음식박물관·놀이시설·농장까지 갖춰져 있다. 주변에는 텃밭이 있어 직접 키운 배추·호박·고추 등 다양한 재료를 직접 채취할 수 있다. 강원도에도 '맛'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음식박물관은 볼 만하다. 각종 전통 조리기구 전시와 함께 조리실습실, 땅을 파서 냉장고를 만든 석빙고, 한복체험관으로 구성돼 있다. 정강원 측은 "여기에서 배우 이영애가 팬미팅을 했고 드라마 '식객'의 촬영장소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평창을 떠나 동쪽으로 가면 강릉이다. 강릉시 죽헌동의 '오죽헌'에 가면 빼먹지 말아야 하는 것은 건물 뒤쪽에 있는 자흑색 줄기의 대나무, 즉 오죽(烏竹)이다.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서 '오죽'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 대나무가 있음으로 해서 이곳이 '오죽헌(烏竹軒)'이다. 율곡 이이 선생 같은 훌륭한 아이를 낳으려는 여성들의 필수 사진배경이 됐다. 오죽헌의 별실이자 율곡 선생이 태어난 몽룡실은 조선 중종 때인 16세기 초기에 지어진 우리나라 민가 중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에 속한다.

그럼 사임당 신씨는 왜 친정인 오죽헌에서 율곡 선생을 낳았을까. 조선 중기까지 우리나라 혼인 풍습은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이었다. 흔히 '장가(丈家)를 간다'는 말처럼 남자가 처가에 가서 사는 혼인 방식이다. 반면 여자가 '시집을 가는' 방식인 '친영(親迎)'은 17세기 이후에서야 정착했다. 즉 16세기 사람인 율곡 이이는 부친이 처가에 온 후 태어났고 이것이 당시에는 자연스러운 형태였다.

강릉 멋의 진수는 운정동의 '선교장'에서 확연하다. 영조 때인 1703년에 지어졌다고 하니 400여년 된 건물이다.

긴 행랑에 둘러싸인 안채·사랑채·동별당·가묘 등이 정연하게 남아 있고 연못 위에 세워진 정자도 있다. 강원도에서는 가장 잘 남아 있는 사대부 가옥이다.

◇올림픽 계기로 특성화한다=강원도 관광이라면 누구나 익숙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좀 더 엄중하다. 한때 관광 1번지였던 강원도는 국내 관광시장이 무한경쟁시대로 돌입하면서 오히려 주춤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국 관광객 수 가운데 강원도의 비중은 2005년 12.2%에서 2010년 11.5%로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강릉 지역 방문객은 2,100만명에서 1,50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올림픽이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정부는 최근 올해 관광정책 중점 추진방안 가운데 하나로 강원도 평창군·정선군·강릉시를 묶어 레저스포츠 메가시티를 육성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들 올림픽 개최지를 묶어 지역 특성을 살리면서 지속적인 관광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평창은 '가족 휴양 및 힐링 관광'에 특화한다. 사계절 국내 최고의 가족 휴양지이자 자연생태 치유, 힐링 관광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최적의 생체리듬이 만들어지는 해발 700m에 위치하고 있는 장점을 고려, 대관령의 건강과 오대산의 힐링 이미지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주요사업은 대관령 가족휴양지 개발, 오대산 명상·힐링 관광지 조성, 노람뜰 녹색치유단지 조성, 효석문화예술촌 조성, 평창송어종합공연체험장 조성 등이 있다.

강릉은 '젊음과 낭만의 여행지'로 특화한다. 이를 위해 강릉 도심 폐선철도 문화 공간화, 강릉아트센터 조성, 전통한옥촌 조성, K컬처 등 특성화 축제 개최, 단오제 세계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선은 '레저스포츠 관광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주요 사업으로는 에코 익스트림 파크 조성, 동강 레포츠단지 조성, 고한아트바이크 설치, 정선5일장 어울림마당, 아리랑 창극 콘텐츠 개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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