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지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을 찾아 "오늘 저의 결정은 제1 야당의 현주소에 대한 저의 참담한 고백이자 야권의 새 희망을 일구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되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면서 "한국 정치의 성숙과 야권의 장래를 위해 고뇌하시는 많은 분께 새로운 모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박 전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을 지낸 인물로 전남에서 세 번 연속 도지사에 당선된 바 있다.
그는 특히 "오늘 새정연의 모습은 민주당이 분당된 후 누적된 적폐의 결과"라면서 "특정 세력에 의한 독선적이고 분열적인 언행, 국민과 국가보다는 자신들의 이익 우선, 급진세력과의 무원칙한 연대로 국민과 당원들은 실망하고 신뢰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우회적으로 친노 진영에 대한 비판을 늘어놓았다.
당내 일각에서는 전남지사에 세 번이나 당선된 박 전 지사의 탈당으로 내년 총선에서 호남 지역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장탄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호남 지역 의원은 "박 전 의원은 중앙정치를 하지는 않았지만 전남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 호남 지역 민심이 자극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전 지사가 천정배 의원과 연대해 호남 신당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천 의원은 이와 관련, "사전에 탈당이나 신당을 얘기해본 일이 없다"며 사전 교감설을 부인했다.
새정연 탈당 당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희망시대는 즉각 환영 의사를 드러냈다. 이들은 "호남의 혁신 신당을 구축하고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라는 호남인들의 명령에 따라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호남에서 불어온 바람은 계속적인 탈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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