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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건축문화大賞] 민간부문 대상

[해송원] 부드러운 곡선이 해안선과 조화

이인호 소장

문제춘 사장

해송원은 해안선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전면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만드는 한편 창의 형태와 크기를 다양하게 해 다양성을 강조했다. 식당에서 창 밖을 바라보면 바다와 해송이 어우러진 풍광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경남 남해 송정리 해안국도를 무심코 따라가다간 해송원을 못보고 지나칠 가능성이 높다. 길에서 바라보면 나지막한 2층 건물이 소나무 속에 흔적처럼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대양상선의 회사연수원으로 쓰이는 해송원은 그 이름처럼 잔잔한 쪽빛 바다와 병풍처럼 펼쳐진 해송 숲 안에 자연스럽게 얹혀있다. 해송원이 자리한 대지는 건축주가 20여년 전부터 눈여겨보아온 자리였다. 바다 쪽으로 펼쳐진 가리비 모양의 대지는 울창한 해송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다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해송가지 사이로 비춰 바라보고만 있어도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해송원은 도로 쪽 입구에서 봤을 땐 2층이지만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바라보면 3층 짜리 건물의 전면을 온전히 볼 수 있다. 입구의 경우 도로에서 들어올 때는 2층으로, 해변에서 들어올 때는 1층으로 오가도록 동선을 조율했다. 자연경관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건물의 전면은 1개 층으로 펼쳤고, 3층은 곡선형태로 외벽과 지붕이 하나가 되게 했으며 1층의 기계실, 강당 등 대형 실은 지면 밑으로 배치한 것이다. 건물은 해안선의 완만한 곡선을 따라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면을 이루고 있고, 곡선 형태의 지붕 때문에 배의 형상을 떠올리기도 한다. 건물 앞 마당은 넉넉하고 여유롭게 공간을 두었고, 건물 내부는 바다와 해송이 어울리는 조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건물 안에 들어서면 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공간이 연출된다. 건물의 2층 주출입구에서부터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이 반복되며, 곡선과 직선의 대비, 비대칭적 리듬으로 형성된 건축요소, 실 크기의 다양성 등으로 공간ㆍ질감ㆍ색채의 변화가 순간순간 새로운 느낌을 준다. 또한 2층의 주출입구인 방풍실을 통과하면 3개 층이 확 트인 계단실 중심에 서게 돼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건물 안에서 밖을 내다보면 움직이는 위치에 따라 주변의 경관이 다채로워진다. 계단실의 유리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창의 비규칙적인 나눔으로 인해 마치 몬드리안의 회화작품 컴포지션을 보듯 한눈에 들어오는 바다를 여러 각도로 분할해 내려다볼 수 있다. 바다를 향해 열려있는 식당과 세미나실에서 밖을 바라보면 잔디밭과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해송들이 마치 병풍처럼 유리창에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설계자 이인호 이래종합건축사사무소장 "사람 손길 느껴지는 건축물에 초점"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건축물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이인호 이래종합건축사사무소장은 “건축주가 건물에 대한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있고, 시공사는 물론 목수나 배관공까지 애정을 가지고 공사를 한 결과”라며 “자연과 어울리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주는 건축물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숨쉬는 건물을 만들기 위해 적삼목을 맞춰 끼우고, 티타늄아연합금을 사람이 때려서 접고 부착하는 방식을 쓰는 등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방법을 썼다”며 “노출콘크리트도 정밀하게 틀을 짜내고, 석재도 채석장에서 그대로 가져와 마치 가공은 안 한 듯 텍스쳐를 자연스럽게 살려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본래 해송원 자리는 건물을 4층까지 지을 수 있는 자리였지만 이 소장은 3층까지만 올린 뒤 자연환경을 고려해 3층도 거의 유리로 처리했다. 그는 “자연환경과 매치를 시키기 위해선 건물이 바다, 해송과 섞어보여야 했다”며 “시간이 흐르면 코팅이 안된 티타늄아연판이 녹슬면서 은은한 색으로 바뀌어 자연과 더욱 어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송이 펼쳐졌을 때 아름다운 이유는 마치 베니스나 암스테르담의 집이 모양은 다 달라도 서로 어울리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 그럴 것”이라며 “해송원 역시 30가지 크기의 다양한 유리를 써서 다양한 프레임을 시도하고, 다양한 공간을 연출한 것이 성공 포인트 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지금까지 고려대 법학도서관, 홍익대 정문관, 연세대 앞 독수리다방 빌딩 등을 설계했다. 시공자 문제춘 청하건설 사장 "작품성 있는 건물 많이 지을것" 문제춘 청하건설 사장은 “광주에서 남해까지 가서 시공하는 일은 관리만 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하지만 다 지어놓고 보니 주변환경과 건축물이 잘 어울렸고, 바닷가라서 그런지 술 맛도 좋더라”면서 웃었다. 문 사장은 지난 2003년 청하건설을 설립하기까지 4년간 아람건축에 근무했으며, 그 전에는 건설회사와 설계ㆍ감리회사를 다니면서 이 분야에 대한 경험을 두루 쌓았다. 문 사장은 “설계자가 광주 지역의 대학과 업계에 여론조사를 한 뒤 우리 측에 요청해왔을 때 쉽지 않은 공사로 보였지만 건축주와의 인연도 있고, 자리도 좋아 한 번 지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나더라”라고 회고했다. 설계에 곡선이 많고 뒤틀려 있는 평면이 자주 나오다 보니 시공을 하던 중 포기하고 도망치는 업자들도 나왔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까지 공을 들여 완성을 해냈고, 지방건물의 시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했다. 문 사장은 “광주 밖에 건물을 짓긴 처음”이라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작품성 있는 건물을 많이 짓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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