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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리버풀 바람 제주 바람과 비슷하네"

궂은 날씨속 첫 출전 유소연<br>2언더로 강혜지와 공동선두

"제주도 바람하고 비슷하네요."

14일(한국시간) 영국 호일레이크의 로열 리버풀GC(파72∙6,660야드)에서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총상금 275만달러) 1라운드. 2언더파 70타 공동선두로 나선 유소연(22∙한화)은 대회장의 짓궂은 날씨를 경험한 뒤 제주도를 떠올렸다. 국내에서 뛰던 시절 제주도 바람에 익숙했던 유소연은 생애 처음 출전한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흔들림 없이 제 기량을 펼쳤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날씨 속에 유소연은 비교적 조용한 환경에서 경기했지만 최대시속 48㎞의 강풍에 희생자가 속출했다. 언더파 스코어는 출전선수 144명 중 유소연과 강혜지(이상 2언더파), 신지애(1언더파) 등 11명뿐이었고 80대 타수를 적어낸 선수도 20명이나 됐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제시카 코르다(미국)는 더블보기를 두 차례나 범해 10오버파를 적어냈다. '미녀골퍼' 산드라 갈(독일)도 트리플 보기 수모를 당하며 9오버파로 무너졌다. 바람이 타구를 러프로 데려가고 일단 빠지면 볼을 찾기도 어려운 악몽의 러프에 발목이 잡혀 타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세계랭킹 3위 최나연은 1오버파 공동 29위.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날씨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시작된 2라운드에서는 바닷바람이 최대 시속 53㎞를 찍었다. 해가 모습을 드러내다가도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비까지 흩뿌려 선수들은 경기 내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3라운드가 진행될 15일에는 바람이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회 최종일에는 비가 예보돼 있다. 특히 챔피언의 윤곽이 드러날 경기 막판에 폭우가 쏟아질 확률이 높아 선수들과 대회 주최 측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홈 팬들의 관심은 16세 아마추어 소녀 찰리 헐(영국)에게 쏠려 있다. LPGA 투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공동 38위에 올랐던 헐은 처음 출전한 브리티시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아마추어로는 유일하게 언더파(1언더파)를 적어냈다. 버디 2개, 보기 1개에 10홀 연속 파를 세이브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과시한 헐은 "메이저대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큰 기대가 없기 때문에 긴장되지도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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