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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자원무기화 행보…희소금속 전쟁 불붙나

中 "우리도 모자라" 해외공급 중단도 시사<br>하이브리드차·반도체등 산업강국 '발등의 불' <br>국내 비축량은 없어…정부 대책마련 비상


석유와 천연가스ㆍ광물에 이어 전세계적으로 부존량도 적고 생산도 지역적으로 제한돼 있는 희소금속을 놓고 자원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 희토류가 대상인데 자원부국인 중국이 첫 포문을 열었다. 희토류는 중국에서 97%가 생산되는 희소금속이다. 4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중국은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 희귀금속(희토류)을 자원 무기화하려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왕차이펑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국장은 최근 “(하이브리드자동차와 고화질 TV 등에 들어가는) 희귀금속인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이 국내 수요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스프로슘이나 테르븀은 희토류 원재료를 가공해 생산하는 제품 중 하나다. 그의 발언은 중국이 올 들어 수출을 대폭 제한한 데 이어 해외 공급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국내 첨단업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왕 부국장은 자신의 발언이 ‘희토류의 수출 전면 금지’ 등의 해석을 낳을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당장 수출을 금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은 현재 네이멍구 지역에 희소금속의 비축기지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머지않아 희귀금속 수출을 전면 금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희토류의 수출물량을 줄이고 있다. 희토류가 형광체ㆍ연마재ㆍ영구자석 등에 사용되면서 첨단제품에는 없어서는 안 될 광물 중 하나인 만큼 중국의 수출제한은 전세계의 공급부족과 가격폭등 등의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희소금속 무기화하는 중국…산업 강국도 포석=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 움직임은 자국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외국 하이테크 업체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 내수시장 위주로 공급함으로써 외국 첨단 기술업체가 원료를 공급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진출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인 것.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이 진출 외국 기업과의 다양한 합작 및 제휴를 통해 자연스레 첨단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스칸듐ㆍ란타늄 등 17개 안팎의 희토류 금속 전세계 매장량의 50%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생산량의 97%를 차지할 정도 희토류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들 희토류는 미사일 등 국방기술에서부터 광학렌즈, 컴퓨터 디스크, 휴대폰, 고화질 TV 등 쓰이는 분야가 매우 광범위한데다 그 수요도 급성장하고 있다. ◇발등의 불 떨어진 산업 강국들=희토류 등의 수입이 제한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반도체나 하이브리드자동차 등에서 우위를 점한 산업 강국들이다. 당장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자동차인 프리우스를 생산하고 있는 도요타의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차의 전기모터에 들어가는 또 다른 희토류 금속인 네오디뮴 대부분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선진국 역시 중국의 수출제한으로 자국의 첨단 제조업체에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6월 희귀금속 수출을 규제하는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의 조치도 취했다. 하지만 칼자루를 쥔 중국은 미국ㆍEU의 반발에도 희귀금속 수출제한을 더욱 강화하고 있을 뿐이다. 속이 타는 곳은 산업 강국들이지 중국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차분히 준비해왔다. 우후죽순으로 난립해 있는 자국의 중소 희토류 생산업체들의 수출 경쟁으로 희토류 가격이 하락하자 지난 2006년부터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희토류 전략비축고 건립 추진, 희토류 수출제한, 통합 관리 등을 골자로 하는 ‘희토류 산업발전 정책’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희토류 비축 제로…대책마련에 나선 정부=정부나 관련 공기업 역시 대책마련에 나섰다. 광물자원공사는 이에 따라 3일 중국의 전면적인 수출제한 조치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중국을 제외한 제3국의 희토광산 개발 및 희토 응용제품에 대한 소재산업 육성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타 희소금속과 달리 희토류의 경우 아직까지 비축된 것이 없다는 게 문제다. 모두 1,164톤의 비축계획을 갖고 있는 희토류는 올해는 50톤을 하반기 중 구매하기로 했을 뿐이다. 광물공사의 한 관계자는 “희토류의 경우 원재료가 아닌 가공제품을 민간업체들이 수입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가격급등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물공사는 중국 시안에 한중 합작으로 희토류 가공법인(서안맥슨신재료유한공사)을 설립, 매년 약 1,000톤의 형광 및 연매재용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다. 광물공사는 이 회사의 지분 49%를 갖고 있다. 광물공사 측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서안맥슨 법인을 활용해 신규 희토 가공품의 제조가 가능하며 희토류 수출쿼터를 활용해 국내 반입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희토류(稀土類) 금속=디스프로슘ㆍ인듐 등 17개 희소금속을 일컫는 말로 백금과 텅스텐처럼 희귀금속의 한 종류이다. 영어로는 'rare earth metals'. 지구상에 매장량과 생산량이 극히 적지만 하이브리드자동차와 고화질TV 등 첨단기술 제품 생산에 필수적이어서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세계 희토류 금속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이 수출금지 움직임을 보여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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