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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2년 종로구 소격동 기무사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가칭)이 건립됨에 따라 소격동ㆍ사간동ㆍ화동ㆍ삼청동 등 북촌 일대와 인근 인사동, 경복궁을 사이에 둔 통의동까지 아우르는 거대 미술벨트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 지역에 위치한 미술관련 갤러리와 사립미술관, 박물관은 200여개에 달해 명실상부한 한국미술의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간 1,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청와대 방문객, 인사동 전통거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다 경복궁 및 민속박물관과 고궁박물관 관람객까지 포함하면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소격동 기무사터 '최첨단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로 탈바꿈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오는 2012년까지 기무사 부지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리모델링해 설치미술, 멀티미디어아트 등 첨단 시각예술을 아우르는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부가 내놓은 '국립미술관 확충계획안'에 따르면 새로 조성되는 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미술ㆍ사진ㆍ영상ㆍ디자인ㆍ뉴미디어아트 등 21세기 현대미술을 전문으로 전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반면 기존의 현대미술관 과천관은 국가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서의 상징적 위상을 유지하는 동시에 주요 작품을 보관 및 관리하는 '수장고'로서의 기능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유 장관은 설명했다. 이와 병행해 미술전문가와 큐레이터, 일반인 등을 상대로 미술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기관의 역할도 수행한다. 한편 덕수궁 근대미술관은 순수미술과 사진ㆍ판화ㆍ드로잉ㆍ건축을 전문으로 전시하는 공간으로 강화하겠다고 문화부는 덧붙였다. 이곳에는 19세기 후반~20세기 후반의 한국근대미술과 서구근대미술이 집중적으로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 파급효과 수조원대… 부지매입 등 예산확보 과제 = 미술계 전문가들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밀집해 있는 소격동에 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들어서게 되면 시너지 효과로 유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최대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술계가 이명박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환영하고 있는 것도 상징적 차원을 넘어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경제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해외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뉴욕 첼시와 소호에 분포한 상업화랑, 소더비경매 등 미술시설이 주축이 돼 인근 브로드웨이 등과 함께 연간 4,0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여 연간 20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스페인의 빌바오는 1997년에 구겐하임 미술관이 들어서 10년간 1,00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을 유치, 이들이 쓴 돈만 2조 1,000억원(16억 유로)이 넘어 '빌바오 효과'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국내 미술계 역시 이들의 선례를 통해 국립미술관 서울관 조성이 서울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2,000억원 안팎의 부지매입비와 리모델링 건립 비용에 따르는 예산 확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와 관련 박순태 문화부 예술국장은 "우선 올해 예산으로 200억원을 확보했기 때문에 사업을 착수하는데 문제는 없다"며 "부지 매입비가 상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리모델링 비용은 예상했던 것보다 낮게 나올 수 있어 향후 예산확보가 그리 어렵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은 "경복궁 및 인근 미술시설과 연계한 종합문화공간이 돼 아시아 문화예술의 허브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행정기관으로서의 미술관이 아닌 전문인들에 의한 자주적인 기관으로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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