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연일 위안화 절상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던 위안화 가치는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9~10일 이틀 동안 1%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전일보다 0.2% 오른 달러화 대비 6.6450위안으로 고시해 지난 1993년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날 오후 위안화가 추가 절상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한때 달러당 6.6351위안까지 상승했다. 앞서 9일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하루 변동 제한폭인 0.5%포인트를 넘는 0.55%(종가기준) 인상 고시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고정환율제를 폐기한 2005년 7월 이후 하루 변동폭으로는 사상 최고다. 중국 당국이 이같이 가파른 위안화 절상에 나서는 것은 G20 서울회의에서 미국 등 서방국의 위안화 절상 공세를 무마하는 한편 최근 미국이 단행한 제2차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달러화 불안정성 이슈를 부각시킴으로써 협상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위안화가 올 들어 현재까지 2.67%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상승폭은 매우 가파르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은 미국 측의 위안화 절상압력 고조나 중요한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위안화를 절상시키거나 환율개혁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이날 발표된 10월 중 무역수지가 시장의 예상치 25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271억5,000만 달러로 7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아 무역수지 불균형 개선에 나서기로 한 중국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편 국내증시는 위안화 강세와 이에 따른 원화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3년 만에 1,960선을 탈환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약세로 출발했지만 곧바로 상승세로 전환, 결국 전날보다 20.39포인트(1.05%) 오른 1,967.85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960선을 넘은 것은 2007년 11월14일(1,972.58) 이후 약 3년 만이다. 특히 전날 32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은 이날 4,26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상승을 부추겼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 효과와 더불어 G20 서울회의를 앞두고 중국이 사실상 위안화 절상을 용인했다는 점이 원화강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외국인들이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G20 서울회의의 성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확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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