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중대형 '찬밥'

청약가점제와 분양가상한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두 제도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달부터 실시되는 두 제도의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해 청약시장도 이에 따라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수도권 아파트의 중소형 평형에는 청약자들이 몰렸으나 중대형은 대거 미달 사태를 보였다. 특히 같은 단지 내에서도 주택 규모에 따라 청약 결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반도건설의 당산동 ‘유보라 팰리스’는 108㎡(32평형)와 109㎡(33평형)은 1순위에서 비교적 최고 36.75대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반면 156~251㎡(47~76평형)의 중대형은 2순위까지 접수에도 모두 미달됐고 220㎡(66평형) 이상은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대출금 외에 중도금을 입주 후까지 모두 연기해 줘 금액 부담이 없었음에도 수요자들이 철저히 외면한 것. 대림산업의 ‘황학 아크로타워’도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중소형은 1순위에서 최고 32.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중대형은 3순위에서야 겨우 청약자를 채웠다. 수도권 시장에서도 ‘평택 롯데캐슬’과 ‘남양주 진접 하우스토리’ 모두 중소형은 1순위 마감, 중대형은 2순위에도 미달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가점제가 시행되기 전에 점수가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섰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가점제가 시행되면 당첨 확률이 떨어지는 수요자들이 예상대로 분양시장에 몰렸다”며 “조바심을 느낀 나머지 서둘러 통장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점이 불리해질 것으로 예상된 유주택자들은 청약시장에 크게 가담하지 않았다. 상한제가 실시되면 지금보다 분양가가 싸질 것으로 예상해 구매 시기를 늦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1주택자의 경우 공급물량의 50%를 현행처럼 추첨식으로 분양 받을 수 있어 크게 불리할 것이 없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양주 진접지구의 중대형은 등기 후에 바로 팔 수 있음에도 대거 미달 사태를 보였다”며 “앞으로도 투자 가치가 큰 일부 유망 단지에만 수요자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