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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길을 찾다] '지속경영 아이디어' 역사·인문학에 묻다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에 경영실무능력 해법 보단<br>가치관·비전 공유등 중시 독서경영 트렌드도 변화




기업의 독서경영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리더십ㆍ마케팅ㆍ기획ㆍ커뮤니케이션 등 조직관리와 이윤추구를 위해 필요한 경영실무 능력의 해법을 찾았던 과거와 달리 기업의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역사와 인문학에서 길을 찾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지속 경영에 필요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역사와 인문학에서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질문에 일방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와 달리 역사ㆍ인문학 장르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경영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아시아권 최고의 인문서를 꼽으라면 ‘삼국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일생 동안 세 번은 읽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삼국지는 국내에서도 필독서로 자리하고 있다. 80년대 이전까지 일본어를 중역한 판본이 대부분이었던 삼국지는 이후 이문열ㆍ황석영ㆍ장정일 등 국내 인기 소설가들이 우리의 관점으로 평역한 판본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특히 1989년 처음 출간된 이문열의 ‘삼국지’는 20여년간 1,800만부 이상이 팔렸으며, 지금도 매년 40만권 이상씩 판매되고있다. 위ㆍ촉ㆍ오 삼국의 건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웅들의 대결에는 불투명한 미래를 해쳐나가는 경영에 필요한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조직내 인간관계의 해법은 물론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을 공유하는 데 그만이다. 뒤이어 나온 이문열의 ‘초한지’(전 10권)는 2008년 6월 완간 후 1년 만에 4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권력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은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화두 중 하나다. 세계 최고의 권력자들이 ‘경전’처럼 모셔놓고 보는 ‘권력의 법칙’은 인간과 세상을 움직이는 전략 포인트를 정확하게 잡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권력의 무자비함과 가혹함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들춰낸 탓에 읽는 동안 다소 심기가 불편해 질 수 있다. 인간들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끝없는 욕망과 권력의 본질을 알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고전학의 풍부한 지식을 통해 서술해 권력의 변하지 않는 속성을 파악할 수 있다. ‘권력은 이 세상의 유일한 진실’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사랑과 우정에도 존재하는 권력의 코드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최근 출간된 소설책 역시 상상력을 키우는 데는 그만이다. 최근 출간된 박범신의 신간 ‘고산자’는 조선의 걸작 ‘대동여지도’를 만들어낸 김정호의 열정과 고뇌를 소설적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마커스 주삭의 ‘책도둑’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책에 대한 사랑으로 삶을 버텨갔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사색적으로 그려냈다. 죽음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책을 훔치는 한 소녀의 이야기는 ‘말’이 때로는 사람을 이끌고 사람의 마음을 할퀴지만 또 상처를 치유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책에서 길을 찾다] 문학의 숲에서 리더의 길을 찾다
문학작품으로 풀어 본 경영자 리더십의 본질
조셉 L. 바다라코 주니어 지음, 세종서적 펴냄
흔히 리더들은 모든 것을 혼자서 떠안고 고민하고 극복해야 하는 외로운 존재라고 말한다. 그들은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지위를 지키고 구성원들에게 밝은 미래를 제기하기 위해 끝없이 고민해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그런 리더에게 인간의 지혜와 삶의 교훈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학작품은 큰 도움을 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저자는 경영자들에게 절실한 리더십의 문제를 일반적인 경영서가 아닌 문학 작품 속에서 풀어낸다. 문학작품의 주인공들처럼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겪으면서 성공과 실패의 굴곡을 겪어내지 못한 리더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 "우린 계속 자학한다. 마치 배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듯, 끝없이 과거를 곱씹으면서…"소설'위대한 게츠비'에 나오는 이 문구에서 저자는 리더들이 현실과 어떻게 투쟁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이는 관성적인 것을 거부하고 과거의 경험을 잊지 않고 반추함으로써 현실을 이겨나가는 힘을 키운다는 말이다. 경영자들의 손에 경영사례 분석 대신 문학책을 쥐어준다는 참신한 발상은 하버드 대학의 한 강의에서 시작됐다. 신임 선장의 첫 항해를 다룬 조지프 콘래드의 단편소설 '비밀 공유자'를 읽은 각계의 경영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거침 없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이다.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 로버트 볼트의 '사계절의 사나이' 소포클래스의 '안티고네' 등은 다양한 상황에 처한 리더들을 보여줌으로써 리더십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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