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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10월 25일] 청년에게 사랑과 야망에 날개를

김 대 환 인하대 교수 사랑과 야망은 일차적으로 청년의 몫이다. 사랑은 노소를 불문하고 세계만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지만 사랑의 가치는 순수함에 있기에 청년의 사랑이 현세의 사랑을 대변한다. 야망도 청년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이룬 것보다는 이룰 것이 많은 청년이기에 “야망을 가져라”는 주문도 청년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러기에 ‘사랑과 야망’의 드라마도 청년에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드라마 아닌 현실에서 우리 청년의 사랑과 야망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는 느낌이다. 순수한 사랑은 섹시한 외모와 번듯한 직장으로 ‘킹카‘와 ’퀸카‘를 고르는 세태 앞에서 한갓 드라마가 되고 성형을 포함한 외모 가꾸기와 취업 재수·삼수가 붐 아닌 붐을 이루는 현실이다. 원대한 야망은 ’88만원 세대‘론에 지레 풀이 꺾이고 대기업과 공공 부문 취업에 매달린 ’스펙 쌓기’로 한껏 왜소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보다 못한 나머지 “쩨쩨하게 살지 말라”는 질책과 더불어 “밥 굶어 죽지는 않는다”는 격려(?)도 나오고 있지만 날개 없는 추락 앞에서는 한가한 소리로 들릴 것이다. 쩨쩨하게 살고 싶은 청년이 어디 있겠느냐 만 그런 것이 청년의 주관적 결단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88만원 세대‘의 고발도 현재로서는 추락을 더 했으면 더 했지 막지는 못한다. 문제의 본질은 세대간이 아니라 우리 교육과 노동시장의 구조에 있으므로 그런 식의 주장은 청년들에게 오히려 좌절을 가져다 주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날로 악화되고 있는 청년실업의 원인을 고학력자의 ‘눈높이’에 돌리는 것도 정곡을 찌르지 못한다. 우리사회가 고학력 사회이고 대졸보다 비대졸 청년의 구직활동이 왕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소기업에 취업해서는 사랑도 결실을 맺기 힘들고 야망도 가꾸기 어려운 세태 또한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눈높이’의 거론을 무책임으로 몰아치는 정치공세가 청년의 사랑과 야망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놔두고 ‘네 탓’ 공방만 하는 가운데 추락은 계속될 뿐이다. 청년의 사랑과 야망은 우리사회의 동력이다. 어떻게 추락을 막고 비상할 수 있게 날개를 달아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히 우리사회의 몫이다. 최근 정부가 이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하고 계속해서 관련정책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 달에 발표된 ‘청년 내 일 만들기’는 그야말로 1차 프로젝트여서인지 성이 차지 않고 별로 새로운 것이 없다는 평가들이지만, 청년실업 문제를 일거에 해소해 주는 왕도는 없는 이상 정권 차원의 ‘정치적’ 평가에 국한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무리 1차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우리사회에 대한 총체적 관점에 근거해 있어야 다음 프로젝트가 이어질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여 당장 2차 때부터 아이디어 고갈에 시달리거나 자질구레한 데에 매달리는 수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다소 거칠게 이야기 한다면 추락의 속도를 다소 늦추거나 그렇게 보이게 할 뿐 날개를 달아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추락의 충격을 줄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청년인턴사업을 구조조정하고 공공부문 중심으로 청년친화적 일자리를 늘리고 산업수요에 조응하여 대학 구조조정을 하는 것 등이 이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구조개혁 없이는 이마저도 실효를 거두기가 힘들 것이다, 날로 고착화되고 있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청년실업 해법은 다람쥐 쳇바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대학 구조조정을 넘어선 전면적인 교육체계의 개편 없이는 비상은 커녕 추락의 방지마저도 보장할 수 없다. 청년의 사랑과 야망은 역동적이고 다양해야 한다. 다양해야 역동적일 수 있다. 획일적인 사랑과 야망은 부딪칠 뿐이며, 정태적인 사랑과 야망은 청년의 것이 아니다. 교육체계의 전면개편으로 다양성을 늘리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혁으로 역동성을 살려 우리 청년의 사랑과 야망에 날개를 달아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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