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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월 18일]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는 환율
입력2009-03-17 17:19:21
수정
2009.03.17 17:19:21
‘원고(高)’ 환율효과에 힘입어 무역수지 흑자행진이 이어지는 등 경제에 봄기운이 도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고환율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으로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지난 2월 3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는 이달에도 사상최대 규모인 40억달러의 흑자를 낼 전망이라고 한다. 무역수지는 앞으로도 당분간 흑자가 계속돼 올해 전체로는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무역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최근 들어서는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등에 대한 재무적 투자 급증으로 외화유동성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외환시장도 급속도로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 주가와 환율을 요동치게 했던 ‘3월 위기설’ 역시 예전처럼 기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가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우리 경제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은 원화가치 저평가에 따른 환율효과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높은 환율 덕분에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환율효과가 마냥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이 걱정이다. 당장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만으로도 원화환율이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은 환율효과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임을 예고한다. 한때 달러당 1,600원을 넘보던 원ㆍ달러 환율은 1,400원대 하향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더구나 무역수지 흑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 생기는 ‘불황형 흑자’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런 고환율 효과가 사라지면 국제수지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 수출은 더욱 줄어들고 수입은 늘어남으로써 무역수지가 악화돼 다시 외화유동성 부족 우려가 높아지고 그러면 외환ㆍ금융시장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환율효과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원가절감을 통한 생산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 해외 경쟁업체들은 지금 살아 남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도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체질 개선과 경쟁력 제고 노력을 더욱 기울여 장기불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체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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