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과 방위산업 관련 수출이 주도하는 제2의 중동특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축제인 자나드리야 축제에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안정적 원유공급, 주택사업 참여, 방산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우디의 원유 추가공급 약속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건설ㆍ플랜트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가 확대되기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앞서 살만 빈 압둘라지즈 알사우드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고 양국의 방위산업 분야 협력 내용을 담은 '국방협력협정서'를 상반기 중 국방부 장관 방한에 맞춰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국과 사우디는 양국의 방산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방산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 곡사포와 T-50 고등 훈련기 수출, 5억달러 규모의 탄약 수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끌고 있는 사우디의 건설프로젝트는 667억달러 규모의 서민 주택 50만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중동 지역을 휩쓴 재스민 혁명 이후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는 사업으로 압둘라 국왕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압둘라 국왕은 지난해 3월 초 주택난 해소를 위해 주택청을 주택부로 격상하고 서민주택 프로젝트를 위해 250억리얄(67억달러)의 예산을 할당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슈와이시 알두와히 주택부 장관과 자바라 빈 에이드 알수라이세리 교통부 장관과 연이어 면담을 통해 주택사업과 걸프협력회의(GCC) 철도사업 중 사우디 구간(663㎞)에 대한 우리 업체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 권 장관은 지난해 9월 사우디를 방문, 국내 업체가 사우디 건설업 면허 없이도 참여할 수 있도록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우디는 한국의 최대 건설 수주국으로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인 것만도 200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역대 1,000억달러 이상 수주했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전일 알리 이바라힘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광물부 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사우디는 제2의 건설부흥기를 맞고 있다"면서 "한국 건설회사들의 적극적 투자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ㆍ사우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 우리 녹색기술의 사우디 진출에 대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사우디는 세계 최대 석유부존국이지만 녹색기술에도 관심이 많다 며 원자력과 신재생 분야 협력이 양국 경제협력을 새로운 지평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수도 리야드 남서쪽에 총 63㎢ 규모로원자력ㆍ신재생에너지연구원과 연구단지 등이 입지한 탄소배출 없는 친환경 도시를 건설 중으로 한국의 건설 및 녹색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알나이미 석유광물부 장관과의 접견에서 안정적 원유공급 약속을 받아냈다. 알나이미 장관은 "한국 정부나 기업이 추가로 석유를 원한다면 어떠한 요청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