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의 우승에는 일본인 듀오 우에하라와 다자와의 공이 컸다. 다자와가 마무리 바로 앞에 나오는 셋업맨, 우에하라가 철벽 마무리로 활약했으니 미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보스턴의 뒷문을 일본이 도맡아 잠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둘은 연봉도 높은 편이 아니다. 우에하라는 425만달러(약 45억원), 다자와는 81만5,000달러(약 8억6,000만원)다.
우에하라는 스플리터(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날아가다 뚝 떨어지는 변화구)를 앞세워 포스트시즌 전체 13경기에 나와 13⅔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았다. 1승1패7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이 0.66밖에 안 된다. 이 기간 뺏은 삼진은 16개. 정규시즌 동안 4승1패2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09로 활약하더니 가을야구에 돌입해서는 한 단계 더 강력해진 것이다. 디트로이트와의 챔피언십시리즈 최우수선수도 우에하라의 몫이었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에이스로 이름을 떨치다 2009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지난해까지 볼티모어와 텍사스를 전전하며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지만 1년 계약으로 뛰게 된 보스턴에서 마침내 야구인생의 정점에 올랐다.
다자와의 성공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일본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역대 세 번째 일본인으로 포크볼(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고 던지는 변화구)을 잘 던진다. 사회인야구를 평정하고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2009년부터 보스턴에서만 뛰었다. 2010년 팔꿈치 수술에도 올해 5승4패25홀드 평균자책점 3.16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생애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도 13경기에 나와 1승6홀드 평균자책점 1.23으로 쾌투했다. 홀드는 팀의 리드를 지키고 물러난 구원투수에게 주어지는 기록이다. 이날 6대1이던 7회 2사 만루에서 올라온 다자와가 앨런 크레이그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지 못했다면 경기 분위기가 세인트루이스 쪽으로 넘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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