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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부동산 거래세 더 낮춰야
입력2005-01-27 17:07:49
수정
2005.01.27 17:07:49
윤종열 <부동산부장>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완화 정책을 일부 사용하고 있다지만 시장에서의 약발은 별로 먹혀들지 않은 것 같다.
부동산 거래는 여전히 끊긴 상태가 계속되고 있고 미분양 아파트는 늘어만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6만9,133가구로 전월의 6만4,660가구에 비해 무려 6.9% 증가했다. 앞으로 부동산 정책의 변화가 없는 한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표 상승으로 稅부담 여전
정부는 부동산 투기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03년 10월29일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책을 발표했다. 그 이후 주택투기지역ㆍ주택거래신고지역ㆍ투기과열지구 등 강력한 대책들을 잇따라 시행하면서 부동산시장을 옥죄었다. 앞으로도 개발이익환수제 등 메가톤급 대책들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부동산시장의 전망은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이러하니 건설회사들은 긴 한숨만 내쉬고 있다. 올해도 부동산시장 침체와 집값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의 검은 먹구름이 언제 거칠지 예측할 수 없어서인지 연초가 됐지만 아파트 분양계획을 결정하지 못한 업체들이 많은 것 같다.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최근 회원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주택공급계획에 대해 ‘미정’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36%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 설문대로라면 3개 업체 중 1개 업체는 주택공급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정부의 일관성 있는 강경한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시장의 안정성 확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건전한 거래질서를 마비시켜버릴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부동산 투기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그러나 건전한 투자를 위한 시장기능은 살려야 한다. 현재 부동산 거래는 어떠한가. 고사직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소유자들을 중심으로 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최근 정부는 투기세력이 아닌 실소유자들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 시키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그동안 거래의 손발을 꽁꽁 묶어두었던 주택투기지역 해제를 확대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가 부동산 거래세 인하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정상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정부는 26일 서울 광진구와 경기도 광명시, 충북 청주시 등 수도권과 충청권의 8개 지역을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시켰다.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양도세 과표가 실거래가에서 기준시가로 낮아져 매도자의 세금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이는 세금부담을 줄여 위축된 부동산 거래를 정상화시켜보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즉각적인 거래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금 과표가 큰 폭으로 상승, 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몇 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과 12월에 서울 중랑구 등 18곳이 투기지역에서 해제됐지만 해당지역 부동산시장에서 별다른 변화를 찾지 못했다.
정부는 실거래자들에게 세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부동산 거래세를 낮추는 쪽으로 관련 세법을 손질했다. 한마디로 투기는 근절시키되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는 살아 움직이게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거래세인 취득ㆍ등록세율(부가세 포함)을 종전보다 1.2%포인트 인하했다. 이론상으로 보면 부동산 거래를 하는 사람들에게 그만큼 세금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표 상승으로 실제 부담할 세금은 오히려 늘어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래의 활성화에 역행하는 정책이 아닌지 싶다.
실수요자 위해 추가 인하를
한번 예를 들어보자. 정부는 부가세를 포함해 전용면적 25.7평 이하는 종전 5.6%에서 4.4% 포인트, 25.7평 초과는 5.8%에서 4.6%포인트 거래세 혜택을 각각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문제는 과표가 현행 시가표준액에서 오는 4월부터는 건설교통부 공시가격(시가의 80%), 7월부터는 실거래가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세율은 1.2%포인트 하락했지만 건교부 주택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취득ㆍ등록세는 평균 5~10%, 최고 35% 이상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세력이 아닌 실수요자들에게 이 같은 무거운 세부담은 실수요자들의 부동산 거래를 더욱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거래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규제완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거래세 부담에 막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게 불 보듯 뻔하다.
과표의 변경을 고려해볼 때 1.2%포인트 인하로는 거래세 인하 효과가 없다.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규제완화 정책 못지않게 실질적인 거래세 인하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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