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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정상회담 신뢰회복 계기돼야
입력2006-10-04 17:46:02
수정
2006.10.04 17:46:02
다음 주 연쇄적으로 개최되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이 “핵 실험을 하겠다”는 북한의 벼랑 끝 전술로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고이즈미(小泉) 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문제 등으로 뒤틀어진 한ㆍ일,중ㆍ일 신뢰관계 회복 필요성은 북한의 핵 문제 의견 조율을 위해서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었는데 핵 실험 발표로 더 이상 미를 수 없을 만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웃나라 새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면 “요 코소”(어서 오십시오)하고 반기는 것이 도리지만 아베 신죠(安倍晉三) 총리를 환영만 할 수 없다는 것이 한국 국민의 솔직한 심정이다. ‘강한 일본’ 건설을 표방한 아베 총리에게 설익은 정상회담으로 우익행보에 면죄부만 주지나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걱정스럽게도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참배 여부 등 과거사문제에 명확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한국 국민은 양국의 국교정상화가 이뤄진 후 지난 반세기동안 일본 천황이나 총리의 말장난에 진절머리가 날 정도다. 아베 총리는 과거사문제에 대해선 무라야마(村山) 전 총리의 1995년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이나 우리는 말 보다 진심이 뒷받침된 행동을 보여주기 바랄 뿐이다. 말장난으로는 진정한 신뢰 회복은 이뤄질 수 없다는 상황 인식을 갖고 정상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한ㆍ일,중ㆍ일 관계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이웃 국가를 무시하는 오만한 행보로 경색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ㆍ일 관계는 독도문제로 무력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이웃나라와의 불화는 모두에게 불행이다. 북한 핵 문제로 동북아 평화가 풍전등화처럼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선 3국의 공조체제 확립은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전후세대로 젊은 아베 총리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양국관계 회복을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ㆍ일관계는 북한 핵 문제 의견조율 외에도 일본의 소극적 자세로 지연되고 있는 FTA협상 재개도 중요한 과제다. 양국관계가 비자면제 조치로 큰 장벽을 제거했듯이 관계 회복과 FTA협상을 위해서도 그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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