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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국민의 선택] 충청·강원 출구조사서 "박빙" "역전" … 후보들 개표내내 가슴 졸여

■투개표 이모저모

111세 할아버지·서당 훈장 가족들 투표장 찾아 눈길

청주선 신분증 잃어버린 30대 도서대출증으로 투표

사전투표때 용지 찢은 유권자 "다시 하겠다" 항의 소동

6·4지방선거 승부처로 부상한 대전과 충청·강원 지역에서의 투표가 큰 사고 없이 차분하게 진행됐다. 투표 전날 자정까지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쳤던 후보들은 대부분 지난달 30~31일 실시된 사전투표에 참가해 이날 선거일에는 휴식을 취하면서 투표율과 투표 참가자 분석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 지역 대부분이 경합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각 후보 캠프는 밤새 긴장된 표정으로 개표 결과를 지켜봤다.

박성효 새누리당 대전시장 후보와 권선택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장 후보, 정진석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후보, 안희정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지사 후보, 윤진식 새누리당 충북도지사 후보, 이시종 새정치민주연합 충북도지사 후보 등이 사전투표를 실시했다. 유한식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와 이춘희 새정치민주연합 세종시장 후보만이 이날 세종시 조치원읍 자이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제12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최홍집 새누리당 강원지사 후보는 이날 오전 부인과 함께 춘천시 퇴계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제1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고 사전투표를 실시한 최문순 새정치민주연합 강원지사 후보는 어머니를 모시고 춘천기계공고에 설치된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를 안내했다.

이들 지역 대부분이 박빙의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이날 오전까지도 각 후보진영은 후보자가 직접 녹음한 선거 참여 독려전화를 돌리며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박성효 후보와 권선택 후보가 맞붙은 대전. 선거전 초반 박 후보의 리드 분위기가 막판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는 여론조사기관들의 분석에 따라 양측 캠프 모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양측은 지지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5개 구별 투표율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성별·연령대별 투표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출구조사 결과 권 후보가 역전했다는 소식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대전 지역에서 특히 유성구가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전·현직 구청장인 진동규 새누리당 후보와 허태정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다시 한번 맞붙어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지지층 집결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이어 두 후보가 다시 한번 맞붙은 세종시 선거 또한 전국 평균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접전을 보였다. 유한식 새누리당 후보가 전통적 지지층을 공략했고 이춘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세종시 발전 적임자임을 내세워 설욕에 나섰다. 출구조사 결과 이춘희 후보가 당선권에 들었다고 발표되자 캠프는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안희정 후보가 선거전에서 줄곧 앞서던 충남에서는 투표가 임박해 정진석 후보가 지지층을 확대하며 접전 양상에 들어섰고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개표를 마무리해야 당선자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나오자 안 후보 측은 당황했고 정 후보 측은 기대감을 표명했다.

초접전지역으로 지목됐던 충북지사 선거 또한 개표 완료 시점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강원 또한 그동안 초접전지역으로 손꼽혀왔던 만큼 막판까지 지지층 확보에 총력전을 전개하는 모습이었다. 출구조사 결과 경합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양측은 시시각각 전해오는 개표 결과에 눈을 떼지 못했다.

투표가 실시된 이날 대전·충남북·세종·강원에서는 100세 이상 노인에서부터 사상 처음으로 투표에 나서는 젊은층까지 다양한 유권자가 투표장을 방문했고 7장이나 되는 투표용지 때문에 해프닝도 많았다. 사전투표 실시로 인한 부정투표 논란이 제기됐는가 하면 투표용지 훼손 등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다.

이번 투표에서도 노익장을 과시한 유권자가 눈에 띄었다. 충북 지역 남성 유권자 중 나이가 111세로 가장 많은 음성군 생극면 김막동 할아버지가 거소투표로 주권을 행사했고 청원군 북이면에 거주하는 박기운(99) 할아버지와 낭성면에 사는 이병순(97) 할머니 역시 며느리 또는 13세 손자의 고사리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았다.

충북 최고령자인 제천시 송학면 고복남(118) 할머니는 노환으로 장기입원 중이어서 안타깝게도 투표하지 못했다.

충남 논산 연산면 제1투표소가 설치된 연산초등학교에는 인근 한학마을 서당 훈장가족이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갓을 쓰고 흰색 도포 차림으로 등장한 유복엽(75) 큰훈장 등 양지서당 가족 6명은 제자들의 배웅 속에 투표장을 찾았다. 유 훈장은 "정직하고 착하고 일 잘하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명이인 투표 소동도 잇따랐다. 유권자의 신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동명이인이 엉뚱한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해프닝이 원주에서 발생했고 충북 청주에서도 동명이인 유권자가 선거명부에 사인을 한 뒤 투표를 하고 가 추가 사인을 한 뒤 투표에 나서는 혼선을 빚었다. 투표용지가 7장이나 되면서 노년층을 중심으로 투표에 부담을 갖는가 하면 누구를 찍어야 할지 자녀들에게 문의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나타났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의 김정숙(77)씨는 "시장 후보는 어느 정도 알겠는데 7명이나 되는 교육감 후보와 시·구의원 후보는 정말 어떤 사람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충북 청주에서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린 30대 유권자가 '도서대출증'으로 무사히 투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충북 제천 지역 투표구 가운데 유권자가 201명으로 가장 적은 청풍2투표구 주민들은 제천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한 차량을 이용해 단체로 투표에 참여했고 대청호 변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막지리 주민과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 또한 4.9톤급 철선을 타고 대청호를 건너와 투표에 참여했다.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다. 오전9시 대전시 동구 용전동 KT용전지점에 마련된 투표소에 사전투표시 투표용지를 찢어버리고 돌아간 한 남성 유권자가 다시 방문해 잘못된 안내로 투표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해야 한다며 항의하는 소동이 있었고, 청북 청원군 내수읍의 한 투표소에서는 30대 남성이 투표용지를 휴대폰으로 촬영해 나가려다 선거사무원으로부터 제지당하자 홧김에 투표용지를 찢어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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