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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T-50 수출, 방산시장에 비친 서광

T-50 태국에 4대 수출 계약… 中 L-15 꺾고 1000억 수주

훈련기 시장 한중 경쟁 예고

美 납품 성공땐 물량 증가 기대

글로벌 베스트셀러 도약 가능


중국 도전 물리쳐, 물량 증가 기대

국제 수주전 줄줄이 대기, 한중 경쟁 구도 예고

미국 T-X 따내면 글로벌 베스트셀러 등극

침체 일로의 방산 수출에 모처럼 서광이 비쳤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사진)이 태국의 차기 훈련기로 선정된 것. 특히 이번은 항공기 시장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린 중국을 꺾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중국은 저가격과 측면 경제지원을 앞세웠으나 한국의 T-50 앞에 고배를 들었다.

태국 정부는 17일 오후 늦게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계약을 체결, 18일 정식 공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물량은 4대에 금액은 약 1,000억원. KAI가 이에 앞서 수출을 성사시킨 인도네시아(16대)와 필리핀(12대), 이라크(24대) 등에 비하면 수출 규모가 작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태국 공군이 훈련기로 운용하고 있는 구 체코슬로바키아제 L-39 알바트로스 34대를 전량 대체하려면 최소한 20대가 더 필요하다. L-39 알바트로스는 전 세계에 2,800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훈련기이나 도입한 지 30년 가까이 지나 태국으로서는 교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태국에 24대의 T-50을 공급할 경우 기체만 6,000만 달러 이상 수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후속지원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태국의 차기 훈련기 수주 경쟁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 상대가 바뀌었다는 점에 있다. 그동안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차기 훈련기 선정에서 한국의 KAI를 물 먹였던 이탈리아제 M-346이 퇴조한 자리를 중국이 꿰차고 들어왔다. 중국이 내세웠던 후보기는 홍두 L-15. 초음속 기능을 비롯해 훈련기로는 과도한 성능이라는 T-50 못지 않은 성능을 지녔으면서도 T-50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 고성능과 낮은 가격의 중국제 제트 훈련기는 앞으로 펼쳐질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훈련기 시장에서도 T-50과 자웅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눈앞에 다가온 가장 큰 시장은 아랍에미레이트(UAE). 지난 2009년 차기 고등훈련기 선정 당시 이탈리아제 M-346이 KAI의 T-50을 누르고 선정됐지만 두바이 상공에서 시험 비행 중 추락한 후 사업도 원점으로 돌려진 상태다. 도입규모가 30~45대로 큰 편이어서 한국과 중국의 재대결이 예상된다. 보츠와나와 아제르바이잔, 브루나이 등에 대한 수출 상담도 진행되고 있으나 역시 중국의 추격권에 들어 있다.

T-50의 이름이 국제시장에 알려지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국가들도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게 서운한 감정이 맺혀 있는 타이완, 한때 피를 흘리고 싸웠던 베트남, 미국과 더불어 군용기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유럽 국가 중 스페인 등에 대한 수출도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미국의 차기훈련기(T-X) 시장. 최소한 300대, 많으면 1,000여대까지 수출이 기대된다. 물론 이 경쟁에서 승리할 경우에도 T-50 개발을 기술적으로 주도했던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미국내 공장에서 제작돼 미군에 납품될 예정이어서 국내에 떨어지는 이익은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았겠지만 적어도 15년간 일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대박이 확실하다. 미국이 훈련기로 T-50을 선정할 경우 미국의 우방 국가에 대한 수출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고 물량이 훨씬 더 늘어나는 부수효과도 얻을 수 있다.

관건은 정부의 대미 외교를 통한 측면 지원과 수출의 기세 유지. 미국이 차기 훈련기를 선정할 2017년까지 국제무대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야 할 필요가 있다. 태국에서의 수주전 승리는 T-50이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도약하기 위한 징검다리의 초입인 셈이다.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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