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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월 6일] 수출이 새해 경제 좌우한다

한 나라의 수출성과는 세 가지 요인으로 결정된다. 세계경제 상황, 환율, 그리고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다. 새해에는 유례없는 침체로 치닫고 있는 세계경제가 다른 요인들을 압도할 것으로 보여 우리 수출전망은 매우 어둡다. 세계경제가 올해 중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특히 상반기에는 그 가능성이 더욱 높다. 세계교역 또한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ㆍ일본ㆍ대만ㆍ싱가포르의 수출이 지난해 11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 세계교역량도 거의 정체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통상환경 악화속 교역량 정체 통상환경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결렬 위기에 놓인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운명은 세계경기 침체 때문에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고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동력이 약화될 것이다. 각국 정부는 국내 경제문제 해결에 분주한 나머지 시장개방은 뒷전으로 미뤄놓을 것이며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반덤핑 조치가 늘고 미국과 중국의 환율대립 등 통상마찰은 격화될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올해 세계 각국은 전례 없는 규모의 경기부양을 실시한다.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 지금까지 발표한 것만 해도 2조8,000억달러로 이는 연간 세계 총교역규모 14조달러의 20%에 해당한다. 건설기자재, IT 제품, 신에너지 제품, 의료기기 등 경기부양에 따라서 늘어나는 수요를 정밀하게 겨냥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나라 수출의 70%는 개발도상국으로 실려간다. 중국은 물론 산유국ㆍ자원생산국들이 막대한 외화수입으로 산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자본재와 중간재를 공급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물론 개도국들도 세계적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래도 지난 몇년간 축척해놓은 막대한 달러로 경제개발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해야 할 것이다. 올해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의 이상급등세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우리 수출과 환율의 상관관계는 약화되고 있다. 지난 2007년에 원화가치가 대폭 절상됐지만 수출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고 지난해 9월 이후 원화가치가 대폭 절하됐을 때 수출은 오히려 둔화됐다. 수출기업들은 원화가치가 균형 수준에서 안정되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신뢰도를 높여 단기외화자금의 대량 유출이 없도록 하고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를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세계시장의 성장이 답보상태에 있어도 경쟁국을 추월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으면 수출부진을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 1974년 1차 석유파동이 엄습했을 때도 세계경제는 극심한 불황을 겪었고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은 -0.5%, 일본은 -1.2%로 성장이 뒷걸음질쳤지만 우리의 수출은 38.3% 증가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한창 높여나가고 있던 시기여서 세계경기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었다. 이미 세계11위의 수출대국으로 부상한 지금의 상황에서 그때와 같은 소나기 수출을 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수출 드라이브를 실천했던 그 정신을 되살릴 때가 됐다. 신시장 개척·가격 경쟁력 키워야 근래 우리는 수출의 고마움을 잊고 살았다. 수출이 잘돼도 내수산업은 부진하고 고용 또한 별로 늘지 않으니 그들만의 잔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5년 그나마 수출이 버텨줬기 때문에 5%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반면 올해 성장률이 1% 수준에 머물 수도 있는 것은 수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경기침체기에는 바이어들이 품질 대비 가격에 더욱 민감해지므로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총력 수출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기업은 노사협력을 통한 신상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에 전력투구하고 무역협회 및 KOTRA 등 수출지원기관은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고하며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은 수출금융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하고 정부는 관련부처들이 일사불란하게 도움을 주고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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