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이웃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만나는 것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적어도 서울에서는 그렇다. 하루에도 수만 명의 중국인이 쏟아져 들어와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다소 요란하기 때문에 눈에도 잘 띈다.
중국이 미국·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의 무역상대국이 된 지도 오래됐다. 중국산 유명 브랜드가 적어 간과됐을 뿐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바로 알아볼 수 있다.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비중이 지난 7월 51.1%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과반을 넘었다. 외래관광객 135만명 중 중국인은 69만명이었다. 여기에 중화권인 대만(4.6%)과 홍콩(3.6%)을 더하면 중국인같이 생긴 사람의 비중은 60%나 된다.
증가세는 예상됐다. 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발행한 '2013년 방한 관광시장 분석'에서 오는 2015년쯤 중국인들이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추세라면 예상치를 1년 이상 앞당길 듯하다. 2011년에는 22.7%에 불과했다.
중국인에 대한 인식은 호불호가 분명히 갈린다. 면세점 등 관련 업무 종사자들은 적극 반긴다.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는 불만이 없지 않다. 서울만 해도 관광버스 주차전쟁, 사생활 침해에 대한 사례가 많다.
거시적으로 보면 한 나라에 편중된 정책은 리스크가 크다. 한중 간 분쟁이나 중국 자체 문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 경우 국내 관광산업의 타격은 엄청날 것이다. 그렇다고 오는 관광객을 막을 수는 없다. 편중의 문제는 결국 다른 국가의 관광객들에 대한 적극적인 유치로 풀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을 늘려야 한다.
그래도 중국인들로 인한 문화적 충격은 남는다. 결국은 중국이 우리와 이웃한 중요한 나라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듯하다. 미국·일본 문화와 함께 중국 문화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엄청 큰 비중의 문화다. 반만년 역사에서 양국이 단절된 시간은 1894년 청일전쟁부터 1992년 8월24일 한중수교까지 약 100년에 불과하다.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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