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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월 7일] 통신, 생산적 경쟁을

"통신3사가 지금까지 해오던 사업 행태를 그대로 답습한다면 공멸의 길로 갈 것입니다. 잃었던 정보기술(IT) 왕국의 위상을 되찾고 다시 한번 세계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통신사업체가 손을 잡아야 합니다."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대표) 6일 서울 상암동 통합LG텔레콤 사옥. 지난 십수년간 KT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광운대 총장 등 민관학을 두루 거치며 국내 IT산업 중흥에 힘써온 이 부회장이 통합LG텔레콤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후 던진 첫마디다. 정체 수준을 넘어 포화상태인 국내 통신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업체 수장으로서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 대표의 현실 인식처럼 지금껏 통신업계는 그야말로 제살을 깎아먹는 보조금 경쟁을 되풀이했다. 업체들은 타사 가입자를 빼앗기 위해 경쟁적으로 더 많은 마케팅비를 책정했고 이 과정에서 통신3사가 마케팅으로 쓰는 예산만 한해 8조원이 넘었다. 기존 수익을 대체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공략도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애플ㆍ구글 등 기존의 비통신 사업자들은 콘텐츠 장터 앱스토어, 모바일 플랫폼 안드로이드 등을 앞세워 점차 전통적 통신업계의 영역으로 침투해오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와 인터넷 업체들이 점차 통신업계의 먹을거리를 가져가고 있다는 의미다. 설상가상으로 정치권 등의 압력으로 요금인하 이슈는 해마다 단골메뉴가 됐다. 벼랑 끝 시장환경에 수세적으로 맞서던 통신업계에도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통합LG텔레콤이 '탈통신'을 외치며 새로운 통신 장르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겠다고 선언했고 SK텔레콤도 지난 10월 산업생산성증대(IPE) 전략을 발표했다. KT 역시 컨버전스에서 길을 찾는 형국이다. 업체들이 한정된 파이로 출혈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기존 수익모델에만 의존하지 않겠다고 한 이상 상생의 기반은 마련된 셈이다. 이제 머리를 맞대고 한국 IT산업을 이끌 새 사업모델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제조업체와 IT서비스 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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