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1년반 만에 플러스 성장세를 회복하면서 전세계 주요 경제권이 모두 경기침체를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로존 1, 2위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는 2ㆍ4분기(4~6월)에 전분기 대비 각각 0.7%, 0.5% 신장하며 시장 예상치를 모두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블룸버그ㆍ로이터통신 등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에 따르면 유로존 전체 경제도 2ㆍ4분기에 전분기보다 0.2% 성장하며 2011년 4ㆍ4분기(-0.3%) 이후 7분기 만에 경기침체를 마무리하게 된다.
유로존의 성장회복은 이미 역신장권에서 벗어난 미국ㆍ일본ㆍ영국 등에 이어 전세계 주요 경제권 모두가 동반침체 기조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역신장 구도를 탈피해 평균 1~2%대의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고 금융위기의 주범 중 하나였던 영국도 지난해 경기침체를 마무리하고 올 들어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년간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유로존이 회복될 경우 하반기 글로벌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가 올해 말까지 안정세를 되찾고 내년부터 미국 주도로 성장 가속화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수출이 되살아나고 은행권 혼란 및 금융시장 경색이 마무리된데다 남부 일부 국가 등의 정치적 불안이 잠잠해지고 있어 유로존의 회복기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3일 공개된 유로존 6월 산업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0.3% 오르며 2011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실현했다.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와 이탈리아ㆍ스페인 10년물의 수익률 격차는 각각 2.384%포인트, 2.655%포인트로 줄어들며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존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와 남부 위기국 국채의 차이가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이들 국가의 경제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유로 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갈수록 후해지고 있다. 메릴린치가 이날 공개한 펀드매니저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의 향후 1년 경기가 '낙관적'이라고 답한 매니저들이 전체의 88%에 달하며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가들은 이미 유로존 주식 비중을 지난 5년반 이래 최고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물론 전문가들은 유로존이 성장회복을 실현하더라도 그 폭은 상당 기간 미약할 것이라고 봤다. 성장여력의 대부분이 독일에 집중되고 있는데다 남부유럽의 고실업 및 긴축에 따른 제한 효과 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발 재정위기가 시작된 2011년보다 현재의 경제기조가 안정적이어서 유로존이 장기침체 기조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존은 2009년 금융위기로 인한 침체기조를 마무리하고 성장신호를 회복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등이 역효과를 내며 더 깊은 재정위기에 빠져든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더라도 '금리 가이던스'를 내놓기 시작한 유로존이 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하며 미 정책의 부정적 효과를 완화할 수 있다"며 "내년 이후 신흥국들의 둔화기조가 완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는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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