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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2월2일] <1308> 람사르 협약
입력2009-02-01 17:43:56
수정
2009.02.01 17:43:56
1971년 2월2일, 이란 서부 카스피해 연안 람사르(Ramsar)시. 18개국이 람사르 협약을 맺었다. 1975년 12월부터 발효된 람사르 협약은 유사 이래 최초의 ‘공생(共生) 조약’. 인간이 아닌 다른 종(새)의 터전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약속은 람사르 협약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정식 명칭이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에 대한 협약’으로 정해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람도 먹기 살고 힘든데 물새 보호가 대수냐’는 반발도 없지 않았지만 곧 사그라졌다. 새의 서식환경이 나빠지면 결국 인간이 피해를 당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덕이다. 2008년 말 현재 협약에 서명한 158개국이 등록한 습지 1,753개의 면적은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과 스위스의 국토 크기를 합친 것보다 넓다. 전세계가 습지보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1997년 세계에서 101번째로 협약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뒤늦은 출발에도 각국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람사르 협약 10차 총회를 경남 창원에서 열어 ‘창원 선언문’까지 채택했다. 창원 대회는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지만 과연 내용까지 성공적이었을까.
한국에서 열린 람사르 총회가 성황리에 끝난 것은 일본 덕분이다. 일본은 정부는 물론 민간단체까지 대거 참여해 전시실 51개 중 20개를 차지하며 창원대회의 성공을 이끌었다. 일본의 적극적인 관심에는 생물의 다양성 확보와 보전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창원 대회 이후 한국이 보여준 행태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대회가 끝나자마자 습지위원회를 폐지하고 보호습지로 등록된 순천만 갯벌 개발계획을 발표해버렸다. 세계적인 갯벌국가이면서도 습지를 제대로 보전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한국은 이제 ‘겉과 속이 다른 나라’라는 악평까지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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