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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의 60~70%는 연비가 좋아 기름이 덜 먹는 디젤 모델이 장악하고 있다. 수입 브랜드가 디젤 열풍을 주도하면서 이제는 국산 완성차 업계도 앞다퉈 디젤차 출시에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연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수입차의 파죽지세를 디젤차의 공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진정한 주행의 재미를 느끼기엔 가솔린이 제격’이라고 믿는 자동차 마니아들이 수입차 시장에도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수입차 성장의 토대를 든든히 구축하며 소리 없이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가솔린 모델을 모아 봤다.
우선 올해 1~11월 총 3만7,098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실적 1위를 굳힌 BMW코리아에는 ‘528i’와 ‘320i’가 있다.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BMW는 ‘실키 식스(Silky Six)’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진동이 적은 6기통 가솔린 엔진에 매료된 업계 전문가와 애호가들이 선사한 애칭이었다.
트렌드에 발 맞춰 6기통 엔진은 이제 4기통으로 다운사이징 됐지만 BMW 가솔린차 특유의 정숙하면서도 역동적인 주행 성능은 여전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런 특징과 장점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528i는 지난 2011년 말 기존 6기통 3ℓ 엔진에서 트윈파워 터보기술을 장착한 4기통 2ℓ 엔진으로 바꿔 달고 출시된 차다.
이 모델의 올해 국내 시장 판매량(4륜구동 모델 포함)은 3,603대에 달했다. 이는 BMW의 주력 모델인 520d 실적(9,572대)의 37.6%에 이르는 수치다.
2012년형 528i는 기존 모델과 동일한 245마력의 힘을 발휘하지만 최대토크는 13% 향상된 35.7㎏·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제로백은 0.4초나 빨라져 6.3초에 불과하다.
또 국내에 시판 중인 BMW 세단 중 처음으로 8단 자동변속기와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을 장착해 기존보다 무려 22%나 향상된 11.7㎞/ℓ의 복합연비를 자랑하기도 한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인 320i 역시 직렬 4기통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6㎏·m의 성능을 뽐낸다. 최고 속도와 복합연비는 각각 235㎞/h, 12.8㎞/ℓ이다. 이 차 역시 올해 616대를 판매하며 디젤차의 공세 속에서 묵묵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E 300’과 ‘C 200’이라는 막강한 가솔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중형 세단인 E 300의 올해 판매량(4륜구동 모델 포함)은 무려 4,872대다.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인 ‘E 220 CDI(디젤)’의 절반에 육박하는 실적이다.
준중형 세단인 C 200의 판매량도 1,821대로 ‘C 220 블루텍(디젤)’과 실적 차이가 200대 가량에 불과하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틈새에서 ‘대중차’의 이미지를 앞세워 무서운 기세로 영토를 넓혀 가는 폭스바겐코리아에는 ‘파사트 1.8 TSI’라는 대표적인 가솔린 모델이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파사트 1.8 TSI는 현재까지 총 697대가 팔렸다.
이 차의 가격은 3,45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의 최고 트림(2,99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단순한 수치 상의 실적보다 가솔린 라입업 확대에 대한 의지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그 동안 디젤차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에서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했지만 앞으로는 가솔린 분야에서도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넓혀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대표 가솔린 모델 실적(단위: 대)
8월 9월 10월 11월
BMW ‘528i’ 178 195 63 101
벤츠 ‘E 300’ 142 148 166 177
폭스바겐 ‘파사트 1.8’ 76 300 131 190
*자료: 각 사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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