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밤(이하 한국시간)부터 30일까지 유럽축구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빅 딜'이 쏟아져나왔다.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벨기에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프랑스 릴)가 잉글랜드 리버풀과 이적료 1,000만파운드(약 174억원)에 5년 계약하고 잉글랜드 웨스트햄은 에콰도르 스트라이커 엔네르 발렌시아(멕시코 파추카) 영입을 완료했다. 발렌시아는 월드컵에서 3골을 폭발시켜 스타덤에 오른 선수다. 5년 계약에 웨스트햄이 파추카에 지급할 이적료는 1,200만파운드(약 208억원).
월드컵(6월13일~7월14일)을 통해 뜬 얼굴들과 명성을 재확인한 스타들의 이적이 줄을 잇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은 현지시간으로 9월1일. '드록신' 디디에 드로그바(터키 갈라타사라이)의 잉글랜드 첼시 복귀, 프랭크 램퍼드(첼시)의 미국 뉴욕시티 이적과 파트리스 에브라(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탈리아 유벤투스 이적, 잉글랜드 아스널로 갈아탄 칠레 간판 알렉시스 산체스(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소식 등이 이미 이적 시장을 강타하고도 유럽발 태풍은 아직 몇 개 더 남았다. 대형 계약으로 이어질 이적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편 독일과의 4강에서 1대7 참패를 막지 못한 루이스 필리페 전 브라질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 그레미우 구단의 지휘봉을 잡기로 30일 확정했다.
◇디마리아·포그바·나바스는 어디로?=이제 최대 관심은 앙헬 디마리아(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게 쏠리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17도움으로 유럽 빅 리그 최다 도움을 기록했다. 월드컵에서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함께 아르헨티나를 결승까지 올려놓은 디마리아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행이 유력해 보인다. 맨유와 아스널도 디마리아를 원하지만 PSG가 꺼낸 돈뭉치가 워낙 두툼하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PSG는 레알에 6,300만파운드(약 1,096억원)의 이적료를 쥐어줄 계획이다. 성사된다면 지난해 여름 메주트 외칠이 아스널로 갈 때 발생한 4,250만파운드를 뛰어넘는다. 레알 구단 사상 최다 이적료 신기록이 작성된다. 유럽축구의 대표 '큰손' PSG는 첼시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를 데려오는 데 5,000만파운드를 쓰고도 '쇼핑'을 멈추지 않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영플레이어상에 빛나는 프랑스 미드필더 폴 포그바(유벤투스)의 거취에도 관심이 뜨겁다. 프랑스 신문 레퀴프에 따르면 레알이 포그바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미 바이에른 뮌헨에서 토니 크로스(독일)를 데려와 중원을 강화했지만 포그바를 맨유나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바르셀로나 등 경쟁팀에 뺏길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하다. 포그바의 에이전트는 "유벤투스와의 재계약을 포함,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브라질에서 91%의 경이로운 선방률로 이름을 떨친 코스타리카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스페인 레반테)는 여전히 자신의 인내심과 싸우고 있다. 일찌감치 레알 이적설이 돌았지만 구체적인 제안이 들려오지 않는다. 이적시장에서 이미 많은 돈을 써버린 레알은 '후순위' 나바스의 영입을 포기할 수도 있다. 한편 포르투갈의 나니(맨유)는 아스널, 우루과이의 디에고 고딘(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첼시, 스페인 미드필더 이스코(레알)는 맨시티로의 이적설에 휩싸여 있다.
◇"좋은 선수 500명 싹쓸이" 라 리가의 야망=최근 이적 시장의 흐름은 특급 선수들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 리가)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가레스 베일이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레알로 넘어왔고 올 여름에는 잉글랜드 득점왕 루이스 수아레스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도 프랑스 모나코 생활을 정리하고 레알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7,100만파운드(1,233억원)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레알)과 유로파리그 챔피언(세비야)을 배출한 라 리가는 그에 걸맞게 선수 구성이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 유럽 역대 이적료 톱5는 모두 라 리가 구단으로의 이적 때 기록됐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 리가 회장은 30일 "우리는 멈출 생각이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 500명이 우리 리그에서 뛰면 좋겠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라 리가는 그러나 리그 구조상 레알과 바르셀로나가 TV 중계권료 수입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두 구단을 빼면 대부분은 재정난에 허덕여 선수 영입이 조심스럽다. 이에 대해 테바스 회장은 "미국과 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각 구단의 재정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 리가는 8월25일 2014-2015시즌이 시작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8월16일, 독일 분데스리가는 8월23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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