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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뉴욕 월가의 감원 한파가 지난 2001년 닷컴 붐 붕괴후 최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블룸버그 통신은 월가의 투자은행 등 금융권이 모기지 부실사태로 대규모 상각처리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지난 9개월간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3만4,0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1년 인터넷을 비롯해 정보통신(IT) 벤처사업의 몰락을 가져온 닷컴 붐 붕괴 때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미국 IT업계는 3만9,800개의 일자리를 감축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 금융권의 감원수 3만4,000명은 씨티그룹과 리먼브러더스, 모건스탠리 3개사만이 감원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나머지 회사는 추정치임을 감안할 때 월가의 감원 대란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의 자료에 따르면 닷컴 붐 붕괴 이후 2년동안 감원 규모는 9만개까지 늘어났었다. 따라서 신용경색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금융가의 감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탈리아 윈스턴 인터내셔널의 조 베넷 연구위원은 “이번 금융 위기는 2001년때의 닷컴 버블 붕괴 때보다 훨씬 악화됐다”며 “언제까지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지속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을 고려했을 때 몇 년 사이 감원 수가 최대 10만명까지 늘어날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주택대출 전문 자회사인 BNC모기지에는 지난해 8월 사업을 접기 전까지 1,6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다. 모기지대출업체인 퍼스트 프랭클린 파이낸셜은 2007년 초 메릴린치에 매각됐을 때 2,300명의 직원들이 함께 옮겼다. 하지만 이 업체가 담당했던 사업부문도 이번 모기지 사태로 문을 닫았다. 블룸버그 통신의 집계치에 따르면 이러한 케이스로 사업을 접은 모기지 회사들이 지난 해부터 지금까지 최소한 100개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7월 이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일제히 급등하는 등 시장이 악화일로를 걷자 월가는 지난해 하반기 동안만 1만7,000개의 감원을 실시했다. 월가의 일자리 축소 및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도미노처럼 시장을 강타한 지난해 여름부터 지속적으로 전개됐다. 특히 월가 은행들의 모기지채권 투자로 인해 상각처리한 금액이 최소 2,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면서 감원책은 이들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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