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용품 유통업체로만 머물러 있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좀 더 다양한 아이템을 통해 사업다각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최근 세계적인 헤드셋 업체인 플랜트로닉스와 손잡고 헤드셋 판매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전산소모품 및 컴퓨터 액세서리 전문 유통회사인 피치밸리의 주원훈(58) 대표는 14일 전산용품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1,000대 기업에 속하는 리딩컴퍼니지만 여기에 안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사세 확장의 속내를 내비쳤다. 지난 2000년말 ㈜미디어윌에 흡수돼 동보C&C에서 사명을 변경한 피치밸리는 국내 전산용품시장의 절대강자인 한국HP를 비롯해 3M, 엡손, 삼성, 캐논 등의 총판을 맡고 있는 업계 최대의 전산용품 유통회사다. 주요 품목은 잉크 및 토너 카트리지와 전산용지, CD, 디스켓, USB메모리, 마우스, 키보드 등으로, 지난해 매출은 약 1,700억원이다. 주 대표는 “서울의 강남ㆍ용산을 비롯해 대전ㆍ대구ㆍ부산ㆍ제주 지사와 전국 50여개의 대리점, 대형 온라인쇼핑몰 등 전국 3,000여개의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피치밸리만의 촘촘한 유통채널을 활용하면 사업 확장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현재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말 세계 1위의 헤드셋 기업인 미국의 플랜트로닉스와 국내 총판권 계약을 맺은 것도 이 같은 시장 장악력 확대의 일환이라는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바탕으로 음악감상은 물론 게임, 화상회의, 모바일, 블루투스 용까지 다양한 헤드셋의 라인업을 마쳤다”며 “최근들어 월 1,500대 이상 팔려나가는 등 반응이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피치밸리는 플랜트로닉스 헤드셋만으로 내년에 100억원 정도의 매출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성장을 주창하는 주 대표지만 이를 이끌어가는 것은 직원들이지 결코 자신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사장은 직원들이 흥겹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멍석만 깔아주면 됩니다. 강요하거나 닥달하면 오히려 능률이 떨어지더군요. 궁극적으로 회사 비전은 직원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 주 대표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최근 본사를 용산전자상가에서 여의도로 옮겼다. 또 레프팅 이벤트도 마련해 직원들과 함께했고, 부서별 인센티브제도 도입했다. 대한전선, 대우통신, 한화토지개발 등을 거쳐 95년부터 미디어윌 계열의 대원인쇄 대표를 맡은 뒤 2003년부터 피치밸리 대표를 겸직중인 그는 “다른 회사 제품을 파는 총판업무에서 벗어나 직접 피치밸리 브랜드를 붙인 제품을 선보여 해외로 수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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