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경의를 표한 '월가의 전설' 월터 슐로스(사진)가 95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블룸버그통신은 슐로스가 현지시간으로 19일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사인은 백혈병이다.
슐로스는 저평가된 주식을 사들여 고가에 되파는 방식으로 고수익을 올렸다. 이를 위해 그는 애널리스트들이나 회사 경영자와의 만남을 최소화하고 회사 재무제표에 드러난 재정상태를 꼼꼼하게 정밀 조사하는 방법을 썼다.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 1955년부터 2002년까지 수수료를 제외하고 매년 평균 16%의 기록적인 투자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평균 수익률이 1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
버핏은 1984년 슐로스를 '특급투자자(super investor)'로 치켜세우며 전세계 투자자들이 그를 모방하고 싶어한다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버핏은 2006년에도 '월가의 선인들 가운데 한 명'이라며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버핏은 그의 사망소식을 접한 뒤 성명을 내고 "슐로스는 지난 61년 동안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면서 "그의 놀라운 투자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관리에서 진실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라고 애도했다.
그의 아들인 에드윈 슐로스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오늘날 많은 투자자들과는 달리 분기마다 실적을 비교하며 걱정한 적이 없었다"며 "진정한 펀더멘털리스트(기본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투자전략을 운영하는 투자자)였다"고 말했다.
슐로스는 1916년 뉴욕에서 태어나 18세였던 1934년 브로커들에게 투자정보를 빠르게 전달해주는 '러너'로 월가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버핏, 거스 레비 전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등과 함께 월가의 학장으로 불린 벤저민 그레이엄 밑에서 일하며 가치투자 방법을 배웠다. 1955년부터 자신의 회사를 설립해 투자자들을 유치했으며 1973년부터는 아들과 동업하며 투자 노하우를 전수하다 2002년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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