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틴 아웅 민트 우(사진) 미얀마 부통령이 지난 3월 한 아동병원 개원식 때 모습을 드러낸 후 두 달째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 부통령 실종 문제는 지난 25일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그가 불참하면서 불거졌다. 미얀마 반체제 언론과 외신은 "3일 우 부통령이 지병악화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각료회의까지 불참해 행방불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재로서는 우 부통령이 개혁을 둘러싸고 지도층과 권력투쟁을 벌이다 낙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통 군부출신인 그는 최근 미얀마에 불고 있는 개혁ㆍ개방 바람에 불만을 품은 반면 테인 세인 대통령은 개혁을 밀어붙여 충돌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우 부통령의 행방에 대해 각종 소문이 난무하고 있지만 미얀마 정부는 공식 입장표명은커녕 오히려 취재기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미얀마의 한 지방지 기자는 WSJ에 "정부가 이번 일을 더 이상 캐고 다니지 말라는 협박을 했다"고 증언했다.
WSJ는 개혁ㆍ개방을 선언하며 국제사회로부터 투자 러브콜을 받고 있는 미얀마가 이번 사건으로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 부통령을 둘러싼 의혹에 명확한 답변은 고사하고 이를 취재하는 기자를 협박하는 등 여전히 정치 투명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우 부통령의 빈 자리를 아웅산 수치 여사가 꿰찰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부통령 자리에 민주화와 개혁ㆍ개방의 상징인 수치 여사를 앉힐 경우 국내외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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