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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2월 16일] 토종 SNS가 뒤처지는 까닭은
입력2010-12-15 17:55:10
수정
2010.12.15 17:55:10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해외 SNS는 국내 SNS와 출발부터 다릅니다."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부진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포털 업계 관계자의대답이다. 바로 주민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때문이다.
제한적 본인 확인제란 하루 평균 1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사이트에 글을 남기려면 실명으로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규정으로 지난 2007년부터 적용되고 있다. 회원가입을 하고 나서도 휴대폰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이용절차가 복잡하다.
실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조사 결과 이용자의 45.6%가 '복잡한 회원가입 절차'를 국내 SNS의 가장 큰 문제로 꼽기도 했다. 특히 최문순 민주당 의원의 조사 결과 제한적 본인 확인제 도입 이후 오히려 개인정보침해신고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e메일 주소만 기입하면 별다른 본인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국내 SNS와 해외 SNS의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싸이월드나 다음카페와 같은 토종 SNS가 대세였지만 정부의 규제 때문에 이같이 전세가 역전됐다는 지적이다.
사실 해외 SNS의 급속한 성장 배경에는 오픈 응용프로그램 개발 환경(API)을 통한 개발자 끌어 모으기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시장인 미국에서 시작했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정부 규제를 국내 SNS가 부진한 이유로 꼽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규제가 초래하는 불편은 향후 국내 SNS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페이스북의 탄생 비화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에 나오는 대사를 정부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너무 변덕스럽단 말이야. 조금만 서비스가 이상하거나 불편해도 다른 곳으로 이동해버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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