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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삼성물산은 인도 뭄바이에서 6억7,800만달러에 달하는 다이섹(DAICEC) 초대형 복합문화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규모도 적지 않은데다 국내 건설업체로서는 신시장으로 분류되는 인도에서 거둔 성과라 건설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까닭은 삼성물산이 사업 기획과 타당성 검토, 공기 산정, 예산 산출 등의 '프리콘(precon)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를 제치고 비경쟁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주했기 때문이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최고의 가치를 먼저 제안해 수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발주처 역시 글로벌 역량을 갖춘 기업이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하기를 원해 사업을 제안해 왔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올해 경영전략은 '수익성이 있는 성장(Profitable Growth)'이다. 글로벌 시장과 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신뢰를 높여 성장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간다는 전략이다. 이런 의미에서 인도 다이섹 프로젝트는 올해 삼성물산의 경영전략을 잘 보여준 사례다.
삼성물산의 새로운 전략의 핵심은 바로 글로벌 파트너십과 고객과의 신뢰, 양질의 프로젝트 발굴, 지속적인 신상품과 신시장 개척이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우선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해외시장에서 진입장벽이 높고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또 치열한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모델을 적극 개발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성장의 근간을 다져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개별 프로젝트 수주에 치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시장 조사와 고객의 요구, 투자 로드맵 조사에 기반을 둔 양질의 프로젝트 발굴에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이 지난 3월 계약한 총공사비 8,000억원 규모의 영국 머시게이트 교량 공사는 글로벌 기업과의 신뢰 구축이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이 사업에서 삼성물산은 국내 인천대교 공사를 함께 진행한 호주의 맥쿼리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공사를 공동 수행 중인 FCC가 삼성물산의 기술력과 사업수행 역량을 높이 평가해 시공 컨소시엄에 함께할 것을 먼저 제안, 수주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
신사업 개척도 활발하다. 삼성물산은 민자발전과 자원개발 등에 꾸준히 집중해 온 결과 지난해 6조5,000억원 규모의 호주 철광석 광산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민자발전(IPP), 사우디아라비아 라빅2 민자발전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주해 공사가 진행 중이다.
글로벌 다각화 역시 핵심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지금까지 호주와 홍콩, 모로코, 몽골 등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올해도 알제리를 비롯해 영국 등 선진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경영성과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삼성물산은 '신뢰받는 건설사(The Trusted Builder)'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글로벌 수준의 안전과 컴플라이언스(규범준수)를 바탕으로 고객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본이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 고객의 신뢰를 얻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며 "안전 관련 시스템과 조직을 정비하고 컴플라이언스를 생활화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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