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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저승사자' 채용 급증

"직원해고는 계약직 임원에 맡겨라"

사람 자르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임원들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늘고 있다. 이들은 파산직전에 있거나 생산성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는 기업에 고용돼 감원을 단행하고, 이 작업이 끝나면 퇴사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 임원을 인력구조조정 업무에 투입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적인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어 좋고, 연봉이 많고 해고하기가 어려운 상근직 임원이 아니라 단기 계약직 임원이기 때문에 인건비도 많지 않아 꿩먹고 알먹는 셈이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직원을 잘라야 하는 기업들이 이 같은 계약직 임원을 찾는 일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또 이런 수요가 있는 기업과 능력있는 인력 구조조정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중계회사까지 생겨나고 있다. 임원파견 전문회사인 보이덴의 닉 로베슨 회장은 “영미권 국가 뿐만 아니라 직원 해고가 어려운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계약직 임원을 찾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계약직 임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당연히 좋지 않은 편이다. 해고당하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수년째 인력감축 담당 임원으로 여러 회사를 거친 윌리엄 베르덴버그는 “우리는 환자의 몸에서 암세포를 찾아 없애는 의사와 같은 존재”라며 “우리의 일은 기업이 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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