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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롯데쇼핑,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최근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롯데쇼핑 기업공개(IPO)이다. 서울과 런던에서 동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유통 공룡’ 롯데쇼핑의 증권시장 등장에 쏠리는 관심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겁다. 하지만 기업공개 과정에서 롯데쇼핑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기업의 경영상태를 공개하는 ‘기업공개’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색할 만큼 제한적인 기업공개 과정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쇼핑이 지난 23일 실시한 첫 국내 기업설명회(IR)에서 언론사 취재진의 출입이 저지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사람 외에는 누구도 출입할 수 없다는 방침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 결국 이날 IR에는 유통 관련 애널리스트 30여명 중 ‘초청된’ 단 8명만 참석했고 수십명의 기자 중 단 한명도 입장하지 못했다. ‘밀실’ 기업공개는 사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기업의 대외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홍보실 말단 직원부터 임원에 이르기까지 기업공개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 오히려 기자들에게 “우리에게도 정보가 전혀 없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며 반문하기 일쑤다.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기업홍보와 IR는 동시에 진행된다. 홍보와 IR는 기업의 경영상황을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경우 이 같은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하니 해외에서는 롯데쇼핑의 유가증권신고서에 실린 사업계획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통신사인 로이터는 24일 할인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롯데쇼핑의 공모가가 회사 측 희망가보다 낮게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롯데쇼핑이 자신하는 할인점 부문의 장밋빛 청사진에 정면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기업공개는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그 전에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투자자에게 경영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공모를 통해 돈만 유치하고 투자자들에 대한 의무는 다하지 않는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 찍힐 것이 자명하다. 나아가 투자자들에게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도 생길 수 있다. 투자자는 유통업체가 ‘갑’의 입장에서 항상 큰소리쳐왔던 ‘을’ 입장의 협력업체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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