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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바로 옆, 용산우체국 뒤편에 위치한 '한강로2가' 지역이 상가 투자 유망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 바로 옆에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들어설 예정이며 향후 신분당선이 개통되고 용산민족공원이 조성되면 주말과 주중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10일 용산 아이파크몰을 입지로 정한 HDC신라가 면세점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관광수요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발 빠른 고액자산가들 지난해부터 눈길=발 빠른 고액자산가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용산에 눈길을 주고 있다. PR대행사 C사는 지난해 7월 용산구 한강로2가에 위치한 건물을 3.3㎡당 4,000만원 후반에 매입했다. 이후 1층은 베이커리 카페로 개조했으며 나머지 층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C사 대표는 "1998년부터 20년 가까이 용산에 살았기 때문에 최근의 변화를 보면서 향후 용산 지역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애초에는 아모레퍼시픽 바로 옆의 상가건물을 찾았는데 가격이 높고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아 이면도로에 위치한 건물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또 올 초 3.3㎡당 약 4,500만원에 팔린 동성장여관은 기존 여인숙 수준이던 숙박시설을 호텔로 개조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는 인근 Y한식집이 총 78억5,000만원, 3.3㎡당 약 5,000만원 후반에 팔리기도 했다.
용산 지역 부동산 업계도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진영범 스타부동산 과장은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었던 용산개발사업의 여파로 2~3년 전만 해도 거래 자체가 안 됐는데 최근 각종 개발호재가 부각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며 "특히 용산우체국 뒤편, 한강로2가 지역은 과거 용산개발사업의 여파로 지분 쪼개기가 성행하는 바람에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지구단위계획에서 제외된 구역"이라고 설명했다. 지구단위계획에 묶여 있는 주변 지역과 달리 이 지역은 건물주가 자유롭게 상가로 개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선화 한강부동산 이사도 "지난해부터 용산에 사는 사람들을 포함해 강남·목동·동부이촌동 등에서 문의를 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바로 옆 상가와 대로변은 3.3㎡당 1억원에 매물을 찾고 있는데도 팔려는 물건이 없는 상황이고 이면도로는 규모에 따라 100㎡ 이하의 작은 건물은 3.3㎡당 6,000만~7,000만원, 330㎡ 이상의 큰 건물은 3.3㎡당 5,000만~6,000만원 사이에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모레·신분당선·용산공원·면세점 4대 호재 기대=고액자산가들이 가장 먼저 용산 지역을 주목한 것은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때문이다. 오는 2017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지하7층~지상22층 규모의 오피스빌딩이다. 이 빌딩에는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PwC회계법인도 입주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본사를 최근 용산으로 옮겼다.
또 향후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강남권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여기에 용산 미군기지가 용산민족공원으로 개발될 경우 용산은 주중뿐 아니라 주말에도 많은 사람이 찾는 장소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유한준 홍익대 건축과 교수는 2000년대 이후 압구정을 누르고 새로운 상권으로 떠오른 신사동 가로수길도 편리한 지하철(신사역 3호선)과 한강시민공원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상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 바 있다. 대규모 오피스지구와 편리한 교통, 공원이라는 3박자를 갖춘 용산 역시 신사동 가로수길과 비슷한 흐름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아울러 HDC신라가 시내 면세점사업자로 선정돼 아이파크몰에 대규모 면세점이 들어설 예정인 점도 용산 지역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또 현재 서부T&D가 아이파크몰 뒤편의 전자상가 쪽에 대규모 호텔을 짓고 있으며 용산우체국과 용사의집도 호텔로 개발될 예정이다. 면세점 입점과 호텔 개발로 관광객들이 용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인근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춘우 신한은행 PB팀장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 지역 아주머니들이 가장 빠르게 미래를 내다보고 움직인다"며 "그들이 용산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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