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된 신규 공모 펀드 중 월지급식 펀드는 주목할 만한 새로운 금융 트렌드 중 하나다. 월지급식 펀드는 전통적인 뮤추얼펀드와 유사하지만 매월 자산의 일정 부분을 자동 분배한다는 점에서 다르며 꾸준한 수익과 동시에 부분적인 자산 보존을 추구한다. 이 펀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노후 자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투자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이자 한국 시장에 뿌리내릴 만한 모든 요소를 갖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까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30개가 넘는 월지급식 상품이 출시됐는데 대부분은 수수료 차감 후 연간 7~8%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최근 국내 금리 수준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하다. 이에 월지급식 펀드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뉠 수 있는데 바로 하이일드 채권 위주의 고수익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과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 그것이다. 이들은 '토끼와 거북이'에 비유할 수 있다. 토끼는 거북이보다 분명 빠르지만 토끼가 경주를 잘 마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주식 또는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이 탁월한 투자기회를 선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기 원하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월지급식 상품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이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핵심이기 때문에 시장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 적합하다. 펀드매니저들에게는 성과가 주춤할 때마다 줄어든 원금에도 불구하고 약정된 금액을 매월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는 한번 낮잠을 자고 일어난 토끼가 두 배는 더 빠르게 달려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소위 말하는 '만능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상품은 각 투자자의 필요 및 기대에 부합하는 상품이다. 퇴직 후 높은 월 수입을 받으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위험 특성을 갖고 있는 두 개의 월 지급식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노후 생활의 안전을 추구한다면 거북이처럼 베팅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월지급식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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