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수출 회복 등에 힘입어 내년 1ㆍ4분기에 평가절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건설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에 중국 수출 회복 가시화와 함께 해외자본 유입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동안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이나 해외 전문가들이 내년 위안화 절상을 예측한 사례는 많았지만 중국계 은행이, 그것도 특정 시기를 꼬집어 위안화 절상을 전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수출 회복이 보다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후반기께 점진적으로 위안화 절상에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을 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1ㆍ4분기 전망 보고서는 시기면에서도 상당히 앞당겨진 셈이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건설은행의 자오칭밍 수석 연구원은 "중국은 내년에 수출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 압력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며 "내년 1ㆍ4분기에 중국 당국은 달러에 고정된 위안화를 풀기(depegging)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05년 복수통화바스켓 시스템으로 환율체계를 바꾸겠다고 공언한 이후부터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2008년 7월까지 점진적으로 21% 가량 절상시켰으나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수출 경기 확대를 위해 달러당 6.83위안에 위안화를 고정시켜왔다. 최근들어 위안화 절상 전망이 더욱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올 상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20% 안팎까지 떨어졌던 중국 수출이 지난 11월에는 -1.2%까지 하락폭이 줄어들는 등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 12월에 중국 수출은 플러스로 돌아서고 내년에는 연 평균 13% 안팎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는 해외 투기자본들이 내년들어 더욱 더 물밀듯 밀려들 것이라는 점도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때 위안화 절상에 나서지 못할 경우 이들 해외 투기자본이 주식ㆍ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며 가뜩이나 버블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자산시장의 폭락 위험을 부추길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가 내년에도 이렇다할 경기 회복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제 투기 자본들이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으로 몰려드는 '자본 쓰나미' 현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에서 2,620억달러(2008년 7월~2009년 3월)나 빠져나갔던 해외 자본은 지난 4월부터 중국의 빠른 경기 회복을 타고 다시 유입되기 시작해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2,410억달러가 들어왔다.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내년도 미국과 유럽연합은 각각 2.7%와 1.1%의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중국은 10.5%의 고속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중국의 자산가치 상승에다 위안화 절상 등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해외 자본의 유입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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