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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문화계 이 사람!] <9> 공연 : 뮤지컬 배우 김소현

올해 공주 이미지 벗고 거친 여인으로 변신<br>"노력하니 여우주연상 따라 오네요"


지난 10월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으로 김소현의 이름이 불리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으로 데뷔한 이후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마리아, ‘대장금’의 장금이 등 줄곧 돋보이는 주역만 맡아온 그였지만 정작 상복은 많지 않았었다. 몇 해 동안 늘 여우주연상 후보 1순위로 거론됐으나 지난해 열린 제 13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인기 스타상을 받은 정도가 전부였다. 지난 11일 LG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뮤지컬 배우 김소현(33ㆍ사진)은 여전히 들떠 있는 듯 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해서 그런지 뮤지컬 쪽에는 선후배도 많지 않고 꼭 박쥐 같은 느낌이었어요. 큰 상을 받으면서 이제 뮤지컬계에서도 날 식구로 인정해주는구나 하고 느꼈죠.” 든든한 집안 배경과 요조숙녀 같은 이미지로 인해 그에게는 ‘공주님’ 혹은 ‘신데렐라’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었다. 아버지는 김성권 서울대 의대교수이고 어머니는 서울대 성악과 출신의 전직 성악가이다. 그를 포함해 동생 둘 모두 서울대를 졸업했다. “전공이 클래식인데다 집안이 그러니 계속 비슷한 이미지의 역할만 제의가 들어 오더라고요.” 그런 그가 올해 과감한 변신을 선보였다. 지난 8~9월 선보인 뮤지컬 ‘마이페어레이디’에서 무식하고 거친 거리의 여자 ‘일라이자’ 역으로 출연해 무대에서 거침 없는 욕설을 쏟아냈다. 영화에서 오드리 헵번이 보여 준 모습보다 더욱 질퍽했다. “대사가 다른 공연의 3~4배 분량이었고 정말 연극적인 작품이었어요. 통상 공연 6주 전에 시작되는 연습을 이번엔 12주 전에 시작 했어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수험생처럼 했을 정도니까요.” 그래도 매일 이어지는 연습이 정말 유쾌했다고 한다. “같은 대사를 외우고 연기하는 데 지겹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어요. 너무 즐거워서 만날 공연 4~5시간 전에 저 혼자서 무대에 올라 예비 공연을 한 번씩 더 했다니까요.” 올해 노력과 변신의 결과로 그는 여배우로서 최고 위치에 섰다. 데뷔 10년째 되는 해에 ‘여우주연상’을 노려보겠다고 계획했던 그에겐 3년이나 일찍 찾아 온 영광이다. 그럼 변경된 앞으로의 목표는? “성악을 전공한 만큼 크로스오버 활동을 하고 싶어요. ‘팝페라’ 음반을 낼 생각도 있고요. 내년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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