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 교회의 담임 목사 '장세기'에게 어느 '낯선 하루'가 펼쳐진다. 더는 교회에 다니지 않겠다는 딸의 배교(背敎) 선언으로 시작된 아침은 장 목사를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한다.
굳게 지켜왔던 믿음과 가치가 붕괴 되고, 회의와 의심과 갈등이 가득했던 이 하루는 '하나님께서 출타 중이셨던 어떤 하루'다. 자신을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하는 사건들이 하루 내내 이어지면서 장세기 목사는 '자신은 과연 어떤 목사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고뇌한다.
이 책이 종교를 소재로 한 여느 소설과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저자의 이력이다. 저자는 사랑의 교회 설립자인 옥한흠 목사의 장남이다. 20대 후반, 아버지가 유명한 목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에 회의를 느껴 잠시 종교와 담을 쌓았던 그는 2007년 사랑의 교회 오정현 담임 목사와 교회 운영을 풍자하는 듯한 내용을 담은 '서초교회 잔혹사'를 펴내 기독교에 돌직구를 날린 바 있다.
이 책 역시 신도 수 늘리기와 교세 확장에 집착하는 주인공 장세기 담임목사, 탈세한 돈을 십일조로 바치는 부유한 교인, 교회에 늦지 않으려고 하는 불법 유턴은 하나님이 허락하는 거룩한 영적 유턴이라고 주장하는 박건축 목사 등을 통해 물신주의에 물든 한국교회의 모습을 풍자한다. 1만 2,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