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가수 비(본명 정지훈ㆍ사진 왼쪽)가 방송에서 자신을 풍자했던 미국 인기 코미디언 스티븐 콜버트(오른쪽)와 미국 뉴욕에서 전격적으로 만났다. 할리우드 데뷔작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를 홍보하기 위해 LA 프리미어에 참석한 비는 5일 밤(이하 현지시각) 미국 전역에서 방송한 ‘콜버트 리포트’에 출연해 댄스 실력을 선보였다. 비는 앞서 지난달 28일 뉴욕에 있는 케이블 TV 코미디 센트럴에서 이 프로그램을 녹화했다. 콜버트 리포트는 미국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최근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출연해 코미디언 못지않은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비와 콜버트의 인연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6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타임 100’에 뽑힌 비는 지난해에도 타임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0인’의 인터넷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2위에 오른 콜버트를 제쳤다. 그러자 콜버트는 방송에서 “비가 한국말로 노래를 부르는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0인’ 1위에 올랐다”며 비의 히트곡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했다. 콜버트는 올해 다시 비가 타임의 인터넷 투표 초반 1위를 달리자 최근 방송에서 “지난해에 패러디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어서 1위에 오르려고 했는데 또 비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가 계속 나를 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 비가 2위, 콜버트는 3위에 올랐다. 이때 비는 방송에서 영상으로 깜짝 출연해 “당신이 패러디한 뮤직비디오를 잘 봤다”면서 “노래하는 걸 보니 본업에 충실하는 게 더 좋겠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콜버트는 “내 본업은 이제부터 비의 ‘안티 팬클럽’ 회장”이라고 공세를 높였다가 비가 자신을 알고 있는 데 대해 만족하는 표정을 지으며 “사랑스럽다. 만나서 춤 대결을 하고 싶다”며 독설 논란을 비켜갔다. 소속사 제이튠엔터테인먼트는 콜버트 측이 녹화를 마친 후 “콜버트가 비의 열렬한 팬이 됐다”며 “비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최근 뉴욕에서 열린 트라이베카 영화제에 참석해 ‘스피드 레이서’를 관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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