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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8월 18일] 설탕·밀가루 물가 영향력 크지 않다

이열근(CJ제일제당홍보팀장)

모든 음식의 기초 원자재인 설탕과 밀가루. 하지만 이들은 더 이상 예전의 사치품이 아니다. 설탕은 과거 3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에서 고가 사치품이었다. 과거 밀가루는 가장 값싼 탄수화물 공급원으로 명절 선물로 가장 받고 싶은 품목이었다. 그랬던 것이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설탕과 밀가루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게 되었다. 과거 설탕과 밀가루는 기초소재 식품으로 집에서 직접소비를 통해 1차원적으로 소비됐다. 하지만 지금은 제과ㆍ제빵ㆍ음료ㆍ아이스크림 등 2차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더 보편적이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설탕과 밀가루가 물가상승의 원죄인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최근 제당업체의 설탕 가격 인상에 반대 여론이 높은 것도 연쇄적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설탕ㆍ밀가루가 실제로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 통계청에서 5년마다 조사하는 물가지수 가중치에서 가중치를 1,000으로 보았을 때 밀가루는 지난 1975년 6.5%에서 2005년에는 0.1%로 가중치가 대폭 하락했다. 2005년의 0.1%는 연탄과 같은 수준이다. 연탄은 1975년 조사한 가중치에서 37.6%를 기록할 정도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은 연탄과 밀가루의 가중치가 같다는 것은 그만큼 물가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매우 적다는 것을 뜻한다. 설탕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탕의 물가지수 가중치는 1975년 5.9%에서 2005년에는 0.3%로 떨어졌다. 가중치 0.3%는 부엌용 세제와 같으며 생수의 가중치인 0.4%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우리 국민의 설탕 소비량도 적다. 2007년 제당협회에서 조사한 각국별 연간 1인당 설탕 소비량에 따르면 한국인은 연간 22.8㎏에 불과하다. 실제로 2차 식품에 들어가는 설탕의 양도 소량이다. 낮은 물가인상 가중치와 적은 설탕 소비량을 고려한다면 이번에 인상되는 가격에 소비자들이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예전과 달리 설탕ㆍ밀가루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반면 정서상으로는 여전히 물가인상을 주도하는 품목으로 판단되고 있는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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