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급등으로 출어를 포기하는 어선들이 늘어나면서 수산물 가격도 들썩거리고 있다. 10일 인천수협 등에 따르면 최근 경유가격이 급등하면서 인천지역 연안 어민들이 출어를 포기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수산물 가격 인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옹진ㆍ영흥수협 관계자는 “영흥수협 관내 어선들이 올들어 경유가격 인상으로 조업을 기피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155톤의 어획고를 올리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톤이나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민들의 출어포기는 결국 수산물 가격의 인상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인북부수협 관계자도 “낚시배나 연안 어선들의 출어포기 사례는 전체적으로 10%선에 그치고 있지만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연안어선과 달리 남해안 어선들은 규모가 커 출어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유값은 200ℓ당 14만원을 웃돌며 일년 남짓새 두배 이상 뛰어올랐다. 어선들의 출어 포기로 시장상인들도 잔뜩 울상을 짓고 있다.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 및 A1파동으로 제철을 맞은 수산물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름값 폭등이라는 복병을 만나 한철 특수를 놓치고 있다며 한숨만 쉬고있다. 특히 밴댕이 병어, 준치는 요즘 한창 제철을 맞은 어종들이지만 줄어든 공급량 탓에 예년보다 가격이 25% 정도 올랐다. 인천종합어시장 김영순(55)씨는 “수산물 시장에 20년 이상 몸담았지만 이런 답답한 경우는 처음 겪는 일”이라며 “내일이면 나아질까 기대하지만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물 운반차량도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만차까지 기다리느라 생선의 신선도가 예전에 비해 다소 떨어지고 있다고 수협관계자는 전했다. 옹진수협 관계자는 “경유가격 인상으로 7월부터 시작되는 금어기에 앞서 이달부터 그물을 걷는 어선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수산물 공급도 크게 줄어들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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